호우 사망 2명 늘어 46명, 실종 4명…해병대원 반영 안 돼

기사등록 2023/07/19 19:01:11 최종수정 2023/07/19 21:50:05

예천 실종자 2명 숨진 채 발견 '사망 재분류'

5494명 귀가 못해…3775명에 임시주거 제공

시설 피해 2000건 넘어서…응급복구율 56%

[서울=뉴시스] 19일 경북 예천군 보문면 미호리 내성천에서 119구조대원들이 실종자를 수색하고 있다. (사진=소방청 제공) 2023.07.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 변해정 기자 = 지난 9일부터 열흘째 이어진 집중호우로 숨진 인원이 2명 늘어 46명이 됐다. 여태 찾지 못한 실종자는 4명이다.

일시 대피한 1만7000여 명 중 5494명은 아직 귀가하지 못하고 있다.

재산 피해가 갈수록 늘어 2000건을 넘어섰다. 비가 잠시 소강 상태를 보이면서 응급복구에 속도가 붙고 있지만 여전히 56% 수준에 머문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19일 오후 6시 기준 잠정 집계된 인명 피해는 사망 46명, 실종 4명, 부상 35명이다.

직전 집계치(사망 44명, 실종 6명, 부상 35명)보다 사망자가 2명 늘고 실종자가 2명 줄었다. 경북 예천군에서 산사태로 매몰되거나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던 2명이 숨진 채 발견되면서 사망으로 재분류된 것이다. 

그러나 이날 오전 9시께 경북 예천군 실종자 수색에 투입됐다가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해병대원 1명은 실종자 집계에 반영되지 않았다. 중대본 관계자는 "집계 반영까지는 군 당국과의 협의가 필요하다"고만 밝히고 있다.

이 해병대원을 비롯해 여태 찾지 못한 실종자와 함께 알려지지 않은 실종자를 찾는 수색 작업이 계속 이뤄지고 있어 사망자와 실종자 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지역별 사망자 수는 경북 24명, 충북 17명, 충남 4명, 세종 1명이다. 실종자는 경북 3명, 부산 1명이다. 부상자 중에서는 경북 17명, 충북 14명, 충남 2명, 전남·경기 각 1명이다.

호우가 아닌 '안전사고'로 분류돼 중대본의 인명 피해 집계에 빠진 인명 피해는 사망 6명, 실종 1명이다.

소방 당국은 중대본이 가동된 지난 9일부터 현재까지 241건 621명의 인명을 구조했다. 도로 장애물 제거와 간판 철거 등 5168건을 안전 조치하고 1306개소 8027t의 급·배수도 지원했다.

[예천=뉴시스] 이무열 기자 = 17일 오후 경북 예천군문화체육센터에 마련된 호우피해 임시 거주시설에서 이재민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2023.07.17 lmy@newsis.com

집을 떠나 안전한 곳으로 대피한 누적 인원은 15개 시도 95개 시군구 1만1276세대 1만7415명이다. 이 중 3655세대 5494명이 귀가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 중 2534세대 3775명에게는 임시 주거시설이 제공됐다. 이는 직전 집계치보다 422세대 645명 감소한 수치다. 경로당·마을회관 2093명, 학교 323명, 공공시설 125명, 민간숙박시설 63명, 관공서 29명, 교회 32명, 기타시설 221명 등이다. 나머지 1121세대 1719명은 친인척 집 등으로 거처를 옮겼다.

생필품과 생수 등 구호물품은 총 23만6688점이 제공됐다. 생활편의로는 급식차량 4대, 세탁차량 4대, 샤워차량 2대, 심리지원부스 2대 등이 지원되고 있다.

[청주=뉴시스] 이병찬 기자 =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이 미호교 확장 공사를 위해 축소한 임시 제방이 15일 불어난 강물에 붕괴했다. 이 강물은 300~400m 떨어진 지하차도를 순식간에 집어삼켰다. 방수포가 덮였던 이 임시 제방은 애초 교량 아래를 가로지르는 형태였다.(사진=주민 제공)2023.07.18.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오후 6시 기준 잠정 집계된 시설 피해는 2148건이다. 직전 집계치의 1991건보다 162건 늘었다.

공공시설 피해가 1101건으로 58건 증가했다. 하천 제방 유실 254건, 침수 187건, 낙석·산사태 161건, 도로 침수·유실 146건, 상하수도 파손 107건, 토사 유출 35건, 옹벽 붕괴 10건, 수목 전도 등 기타 201건 등이다.

지역별로는 충남이 463건(42.1%)으로 가장 많았다. 충북 244건, 경북 228건, 전북 46건, 대전 29건, 경기 21건, 경남 20건 등이다.

사유시설은 1047건으로 104건 더 늘었다. 주택 침수 471건, 주택 전·반파(파손) 125건, 농경지 침수 74건, 옹벽 붕괴 14건, 차량 침수 등 기타 333건이다.

지역별 피해는 충북이 389건으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경북 219건, 전북 161건, 충남 158건, 경기 43건, 부산 22건, 대전 13건, 전남 16건, 대구 13건 등이었다.

정전 피해 건수는 총 89건이다. 3만7640호에 전력 공급이 끊긴 후 3만7452호에 대한 복구가 완료돼 복구율 99.5%를 보인다. 아직 복구되지 않은 188호 중에서는 경북 165호, 충남 11호, 세종 10호, 대전 2호다. 이 중 경북 예천 10호는 도로 유실로 진입조차 어려워 복구에 애를 먹고 있다.
  
침수 피해를 본 농작물은 3만2894.5ha, 유실·매몰된 농경지는 450.7ha다. 이를 합친 규모는 여의도 면적(290ha)의 약 115배에 달한다. 축사와 비닐하우스는 52.0ha 파손됐고 가축은 79만7000마리가 폐사했다.

문화재 피해는 41건에서 47건으로 증가했다. 모두 응급복구를 끝내고 긴급보수사업 예산을 신청 접수 중에 있다. 국보 1건, 보물 2건, 사적 20건, 천연기념물 7건, 명승 6건, 국가민속문화재 9건, 국가등록문화재 2건 등이다.

[괴산=뉴시스] 강신욱 기자 = 육군 37사단 장병들이 19일 하천 범람으로 침수 피해를 본 충북 괴산군 감물면 주택에서 수해 복구 작전을 펼치고 있다. (사진=37사단 제공) 2023.07.1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현재까지 피해 시설 2148건 중 1200건만 응급복구가 완료됐다. 응급 복구율은 56.0%로 직전 집계치의 57.6%보다 다소 낮아졌다. 공공시설 54.0%, 사유시설 58.0%다.

응급복구가 지체되면 추가 강우 시 자칫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정부가 가용자원을 총동원해 응급복구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서 주재한 '호우 대처상황 점검회의'에서 "재정비 시간이 많지 않다"며 "또다시 몰려올 극강 호우에 대비해 정부와 지자체의 사전대비 태세와 협조체계를 재검검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충남, 충북, 경북, 광주, 세종, 전북, 전남, 강원, 대전 등 9개 시도 자원봉사자 6342명이 응급복구를 돕고 있다. 장비는 종전보다 1870대 늘린 6408대를 투입 중이다.

전국 곳곳 내리졌던 호우특보는 모두 해제됐다. 그러나 이날 오후부터 강원 남부 내륙과 충북, 전라 동부, 대구·경북 서부, 경남 내륙 일부 지역에 소나기가 내리고 제주도 산지에는 가끔 비가 올 것으로 예보됐다. 예상되는 비의 양은 제주도를 제외한 지역이 5~20㎜, 제주도는 5㎜ 미만이다.

현재 도로 245곳, 하천변 809곳, 둔치주차장 205곳, 숲길 100개 구간이 막혀 있다. 18개 국립공원 472개 탐방로도 통제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호우 피해가 큰 13곳에 대한 특별재난지역 우선 선포를 재가했다. 해당 지역은 충남 논산시·공주시·청양군·부여군, 경북 예천군·봉화군·영주시·문경시, 충북 청주시·괴산군, 전북 익산시·김제시 죽산면, 세종시이다.

자연재난으로 특별재난지역이 선포된 것은 이번이 41번째다.

정부는 이번에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지 않은 다른 지역에 대해서도 피해 조사를 신속하게 마무리해 선포 요건을 충족하는 즉시 추가 선포할 방침이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가 1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호우 대처상황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07.19. ppkj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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