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수도권서 1만8625가구 분양…올해 최대 물량
정부 규제 완화·분양가 인상 예상…청약 수요 몰려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더 이상 분양을 미룰 수가 없어요."
지난 19일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원자잿값 인상과 고금리, 미분양 위험 등으로 그간 미뤄둔 분양 물량을 더는 미룰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부동산 거래량이 늘어나고,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회복하면서 서울과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분양에 나설 예정"이라고 전했다.
분양시장 비수기인 여름에 이례적으로 분양 물량이 대거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추첨제 물량 증가와 전매제한 완화 등으로 청약 문턱을 대폭 낮춘 이후 청약 수요가 회복하면서 이른바 '완판'이 가능한 서울과 수도권지역을 중심으로 건설업계가 분양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특히 분양가 상승세에도 최근 수도권과 지방 일부 지역 주요 단지에서 청약 흥행 결과가 이어지면서 통상 비수기로 꼽히는 7~8월에도 분양 물량이 공급될 예정이다. 여기에 원자재값 인상과 인건비 부담 등으로 분양가 갈수록 더 오를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자, 주택 수요가 분양시장으로 몰리고 있는 점도 한몫하고 있다.
실제 서울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개월째 상승세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민간 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5월 서울 민간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3106만6200원으로, 3개월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민간 아파트 분양가는 올해 1월 3.3㎡(평)당 363만600원으로 3000만원을 넘어섰다. 2월 344만5800원, 3월 362만4000원, 4월 364만3800원으로 5개월 연속 3000만원 대에 머무르고 있다.
서울 수도권 지역의 분양시장은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11일 1순위 청약을 진행한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 '청량리 롯데캐슬 하이루체'는 88가구 모집에 2만1322명이 몰렸다. 평균 경쟁률이 242.3대 1로 올해 서울에서 분양한 아파트 중 가장 높았다. 분양가는 3.3㎡당 3300만원이다.
또 서울 은평구 신사동 '새절역 두산위브 트레지움'은 일반분양에서 모든 가구의 계약이 끝나 완판됐다. 이 단지는 지난 5월 진행한 1순위 청약 당시 121가구에 9550명이 몰리며 78.9 대 1의 평균 경쟁률을 나타냈다. 또 앞서 분양한 서대문구 남가좌동 ‘DMC 가재울 아이파크’ 역시 52가구 모집에 총 4672명이 몰려 89.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분양에 나선 서울 내 8개 단지가 모두 본 청약에서 완판됐다. 서울의 청약 경쟁률은 52.36대 1을 기록하며 전국 청약 경쟁률인 8.2대 1을 훌쩍 뛰어넘었다.
분양보증 액수도 증가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분양보증 규모가 지난 1월 7883억원에서 지난 6월 6조5734억원으로 6배 넘게 증가했다. 지난 5월까지 3조6000억원대였지만, 6월 한달 동안 3조원 가까이 급증했다. 분양보증 급증은 건설업계가 분양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것으로 의미한다.
이달 전국에서 50개 단지, 4만 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올해 최다 물량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이달 전국에서 50개 단지, 총 3만9658가구의 아파트가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전달 실적(1만3331가구) 대비 3배나 많은 물량이다. 수도권 분양 계획 물량은 올해 월간 최대 수준인 1만8625가구로 집계됐다.
전국 각지에서 미뤄졌던 분양을 재개하면서 올해 하반기에는 상반기 대비 3배 이상 많은 23만4937가구가 공급을 앞두고 있다. 지역별로 ▲경기 1만680가구 ▲서울 5641가구 ▲부산 5120가구 ▲광주 4345가구 ▲강원 4331가구 ▲인천 2304가구 등이다.
여경희 부동산R114 연구원은 "공급 속도 조절과 할인 분양 등 자구책 시행으로 미분양 물량은 올해 2월 고점을 찍고 감소세"라며 "여기에 정부의 규제까지 완화되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가 되살아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ky0322@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