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사망자가 있는 중대재해 발생 시 사업주와 경영책임자를 처벌할 수 있는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관련 판결이 잇달아 나오는 가운데, 경영계가 일부 판결에 논리적 문제가 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한국경제연구원과 송지용 법무법인 시안 변호사는 18일 '중재해처벌법위반 1, 2호 판결상 인과관계 및 죄수 판단의 문제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송 변호사는 보고서에서 "중대재해처벌법상 안전보건 확보 의무와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보건 조치 의무 사이에 인과관계 인정이 어려운데도 법원이 중대재해처벌법을 목적적으로 해석해 무리하게 이를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두 사건 모두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른 안전보건 확보 의무 위반과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안전조치 의무 이행 간 인과관계를 연계해 원청 회사의 대표이사에게 징역형을 선고했다.

지난 4월26일 선고된 2호 판결(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1심)의 경우, 회사의 중대재해처벌법상 '사업장 위험 요인 개선 의무' 위반이라는 원인과 근로자의 사망이라는 결과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법원은 인정했다.

이 사건은 철강제조 공장에서 도급인(원청)으로부터 설비보수를 하도급 받은 수급인(하청) 소속 근로자가 무게 1.2t의 방열판에 부딪혀 사망한 사고다.

법원은 도급사업주의 하청의 산업 재해 예방 능력을 점검하지 않는 등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이 관리자가 중량물 취급 작업계획서 작성 의무를 다하지 않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이어졌고, 다단계적 인과관계로 근로자가 사망했다고 해석했다.

이에 대해 경제계는 안전보건 확보 의무 위반과 중량물취급 작업계획서 작성 위반 간 인과관계를 찾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송 변호사는 "중대재해처벌법, 산업안전보건법은 입법 목적과 의무 이행의 주체, 내용이 각각 다르다"며 "위반 여부를 개별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그는 "내년 50인 미만 사업장에도 중재법 적용되기로 되어있어 법리적 논란이 많은 중대재해처벌법을 중소 사업장에 적용할 경우 산업계의 큰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며 "더욱 신중한 논리 전개가 이루어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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