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외통위, 여 "대통령, 안전장치 관철" vs 야 "국익 아닌 일본 대변"

기사등록 2023/07/13 18:03:18 최종수정 2023/07/13 20:44:05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김태호 외통위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3.07.13일 .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지은 정윤아 기자 = 여야 의원들은 13일 윤석열 대통령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일본 정부에 요구한 조건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국민의힘은 "대통령이 안전장치를 관철했다"고 주장한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국익이 아닌 일본을 대변한다"고 비판했다.

◆여당 "국익을 위해 더 이상 뭘 해야 하느냐"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통령께서 국민의 안전을 위해 문재인 정부에서 했던 기준에서 더 나아가 국익을 위해 전문가 검증, 기준치 이상 나오면 중단을 요구했다"며 "이게 국익을 위해 할 수 있는건데 더 이상 뭘 하느냐"고 말했다.

윤 의원은 오영주 외교부 제2차관에게 "지금 민주당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보고서를 깡통보고서, 정치용 보고서라고 하는데 동의하느냐"고 물었다.

오 차관은 "동의할 수 없다"고 답했다.

윤 의원은 "어제 윤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총리가 양자회담을 했다"며 "우리 기조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지지하느냐"고 물었다. 오 차관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윤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기조와 문재인 정부의 기조 간 차이가 뭐냐"고 질의했다. 오 차관은 "차이점은 없고 (윤석열 정부가) 구체적으로 이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일본에서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났던 때가 2011년 3월이고 당시에는 속수무책으로 일본이 하루에 300톤씩 방류했다"며 "그 때 농도가 지금 방류하려는 탱크 속 농도보다 더 세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3년부터 일본산 가공식품 37만건에 대해 전부 검사를 했지만 방사능 문제가 없었다"고 했다.

하태경 의원은 "문재인 정부 당시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IAEA의 기준을 따른다면 방출을 굳이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며 "지금 정부와 입장이 똑같은데 그럼 정의용 장관이 일본 정부의 대변인이냐"고 물었다.

오 차관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윤 대통령은 방류와 관련해 검증 과정에 한국인 전문가 참여, 정보 공유 등 세가지를 다 관철시켰다"며 "우리가 무조건 방류를 찬성하는 게 아니고 IAEA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설명했다.

오 차관은 "맞다"고 대답했다.

하 의원은 "일본 처리 오염수가 방류되기 전인데 우리가 지금 횟집에 가서 회를 먹어도 괜찮지 않느냐"고 물었다.

오 차관은 "괜찮다"며 "우리 정부가 계속해서 수산물을 점검하고 있고 한번도 방사능이 기준치에 높아진적이 없다. 수산물은 안전하다"고 말했다.

이명수 의원은 "미국이나 캐나다도 우리처럼 여야가 나뉘고 이렇게 싸우느냐"고 물었다.

오 차관은 "그렇지 않다"며 "미국과 캐나다는 이미 입장을 정리해서 발표했다. 미국은 이미 IAEA에 환영의 입장을 발표했고 내부적으로도 논쟁은 없는 걸로 안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오영주 외교부 제2차관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3.07.13일 . amin2@newsis.com
이 의원은 "윤 대통령이 일본 총리에게 '우리국민의 건강과 안전이 최우선이다'라고 이야기한 건 사실상 일본이 방류할 때 신중하게 해달라는 입장 아니겠느냐"고 질의했다.

오 차관은 "그렇다"며 "안전하지 않은 방류수 처리는 안 된다는 말씀"이라고 했다.

◆야당 "윤석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인정"

외통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와 관련 "윤석열 정부는 국익을 관철하지 않고 일본 측을 오히려 대변하고 있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외통위 전체회의에서 "한국 정부가 다른 나라에 비해 조급증에 걸린 것처럼 일본 편에서 두둔하고 상황을 오히려 대변하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여전히 안전성에 대해 과학적 논란이 일어나고 있고 또 투기하면 주변국은 얻을 이익이 전혀 없다"며 "주변국에 피해를 주는 해양 투기 방식을 굳이 왜 해야 하냐. 우리 정부가 왜 나서서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강변하느냐"고 따졌다.

전날 열린 일본정상회담과 관련해서도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 앞에 침묵으로 일관하다가 이번 회담을 통해서 방류를 시원하게 사실상 인정했다"며 "더 철저한 검증을 요구하고 안전성이 완전히 해소될 때까지 투기를 보류해 달라고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발했다.

박 의원은 "일본이 2021년 해양 방류를 결정했을 때 국회도 그렇고 문재인 대통령은 당시 국제해양재판소에 가처분 잠정조치와 함께 제소 방법도 검토하라고 했다. 국회는 여야 의원들이 해양 방류 결정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했다"며 "(윤석열) 정부도 이런 입장에 근거해서 더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희 민주당 의원은 일본 정부의 오염수 방류 계획이 적합하다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IAEA는 일본이 준 시료를 조사한 것으로 직접 채취한 게 아니"라며 "제일 중요한 정수 장치인 다핵종제거설비(ALPS·알프스)에 대한 검증 분석은 이번 보고서에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우상호 의원은 "보고서에 원전 오염수의 안전성을 100% 보장하겠다는 말은 없다. 다만 일본의  계획대로만 된다면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는 입장"이라며 "하나 마나 한 소리인데 우리는 그걸 믿고 안전하다고 보증을 서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방류하는 주체는 일본이기 때문에 정부가 방류를 막을 수 없다고 판단하고 고민할 수는 있다"면서도 "방류를 막지 못한다 하더라도 전략적인 입장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조건부 반대에 가까운 전략을 짜는 게 낫지  않았나 싶다. 조건부 찬성에 가까운 게 국민들에게 상당한 우려를 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짚었다.

김상희 의원은 "윤  대통령께서 정상회담에서 IAEA 보고서의 결과를 존중하고, 앞으로 안전하게 방류해 달라고 얘기했다"며 "(방류 인정은) 후쿠시마산 수산물을 수입하는 데  있어 반대할 명분 사라진 것이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전날 리투아니아에서 열린 한일정상회담에서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 점검 과정에서 한국 전문가 참여와 농도 기준치 이상 발견시 방류중단 및 공지를 요구했다.

한편 외통위는 이날 김영호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를 채택했다.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21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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