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만의 보건의료노조 총파업…'대란' 없었지만 일부 '혼선'[현장]

기사등록 2023/07/13 16:37:00

시민 다수 "의료 파업 불편 체감하지 못해"

오전 외래 오후로 밀려 불만 호소 시민도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이 총파업에 돌입한 13일 경기도 수원시 아주대학교병원에서 방문객들이 진료 접수를 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2023.07.13. jtk@newsis.com

[서울=뉴시스]김래현 임철휘 기자 =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이 19년 만의 대규모 파업을 시작하면서 의료 현장이 마비될 것이라는 우려가 잇따랐지만, 파업 당일 서울 대부분의 병원에서는 우려만큼 큰 차질이 빚어지지는 않았다.

13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간호사, 간호조무사, 의료기사 등을 중심으로 하는 보건의료노조는 이날부터 이틀간 총파업을 진행한다. 이에 전날부터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병원 진료에 차질이 있을 가능성을 걱정하는 글이 올라왔다.

하지만 이날 뉴시스가 찾은 파업 참여 병원들은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이른바 서울 '빅5' 병원 중에서는 파업에 참여하는 곳이 없지만, 다수 병원이 참여해 시민 불편이 예상됐었다.

점심께 방문한 서울 한 대학병원은 환자와 의료진들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외래 접수·수납·예약 창구는 번호표를 뽑고, 직원과 진료 일정을 잡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수납을 마치고 병원을 나서던 김모(43)씨는 "오늘 의료 파업하는지 몰랐다"며 "주사를 맞아야 해서 병원을 매번 오는데 오늘도 그대로 맞고 나오는 길이다"라고 말했다.

병원 내 카페에 앉아서 부인을 기다리던 60대 남성 A씨도 "오늘 부인 진료를 보러 같이 왔다"며 "병원 사람들이 파업하는지도 몰랐다"고 했다.

40대 B씨도 "파업하는지 몰랐다"며 "사람 목숨 돌보는 사람들이 파업하면 되는가. 그걸 우리가 느낄 정도로 하면 진짜 큰일"이라고 전했다.

병원 관계자들도 일선의 혼란은 없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외래도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고 수술도 진행하고 응급실도 그대로 운영 중"이라며 "병원 분위기를 봐서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서울 또 다른 대학병원에서도 시민들이 의료 파업으로 인한 불편을 체감하지 못했다.

정모(56)씨는 "총파업 때문에 혼잡이 예상된다는 알림톡은 받았는데 실제로 불편함을 느낀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차질이 우려된다는 언론 보도를 보고 괜한 불안감을 느꼈다는 지적도 나왔다.

1달 전에 병원 예약을 잡아둔 강모(31)씨는 "오늘 갑자기 진료나 검사 인력이 모자라다고 할까 봐 불안했다"며 "그래서 반차를 연차로 바꿔 예약 시간보다 일찍 왔는데 그럴 필요가 없었다고 느꼈다"고 토로했다.

단 파업 참여로 의료 인력이 줄어 오전 외래를 오후로 이동시킨 서울의 대학병원도 있었다.

이 병원 관계자는 "오전 외래를 오후로 다 모으면 (의료) 인력 투입을 한 번에 할 수 있어서 일부 과에서 조정이 있었다"며 "환자분들 입장에서는 다른 일정에 진료를 봐야 하니까 번거로웠을 것이고, 관련 민원이 발생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임철휘 기자 = 13일 간호사, 간호조무사, 의료기사 등을 중심으로 하는 보건의료노조는 이틀간 총파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서울 한 대학병원 예약 환자가 병원으로부터 받은 총파업으로 진료 차질과 교통 혼잡이 있을 수 있다는 알림톡. 2023.07.13. fe@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감언론 뉴시스 rae@newsis.com, f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