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 19년 만 총파업 돌입
간호사 등 60여 직종 4만5천명 참여
13일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노조는 이날 오후 1시30분부터 4시30분까지 서울 광화문~대한문 일대에서 총파업 투쟁을 하고 민주노총 전국 노동자 대회를 열 예정이다. 140여 개 의료기관, 보건의료 인력 4만5000명가량이 이날 총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에서 이대목동병원, 아주대병원, 고려대안암·구로·안산병원, 한림대성심병원, 경희대병원, 한양대병원 등 상급종합병원 20곳 가량이 파업에 참여한다.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는 "조합원이 특정 시기에 전체적으로 파업에 나서는 것은 2004년 이후 처음"이라면서 "140여 개 사업장이 참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파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노조는 19년 전인 2004년 의료 민영화 저지와 주 5일제 관철을 위해 2주 정도 파업을 벌였고, 당시 1만여 명이 참여한 바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응급실, 수술실, 중환자실, 분만실, 신생아실 등 환자 생명과 직결된 업무에 필수의료 인력을 투입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일부 병원에서 의료 차질이 이미 빚어졌다.
국립암센터는 간호사 등 보건의료 인력 절반 이상이 파업에 참여할 예정인 가운데, 13~14일 예정돼 있던 암 환자 수술 100여 건을 지난 11일 취소했다. 센터는 하루 45건 정도 암 수술을 해왔다. 외래진료 건수도 2000건 이상 취소했다. 중환자를 제외한 입원 환자의 경우 퇴원시키고 있다.
양산부산대병원과 부산대어린이병원은 전날까지 모든 입원 환자를 전원 또는 전원 조치했다. 국립중앙의료원은 홈페이지에 13일부터 14일까지 보건의료노조 파업이 예정돼 있어 이 기간 내 빠른 예약 업무가 부득이하게 지연될 수 있다고 공지했다.
노조는 ▲간호사 1인당 환자 5명 관리를 통한 환자 안전 보장 ▲직종별 적정 인력 기준 마련 및 업무범위 명확화 ▲의대 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 ▲공공의료 확충과 코로나19 전담병원 회복기 지원 확대 ▲불법 의료행위 근절을 위한 의사인력 확충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전면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오는 14일 세종시와 서울·부산·광주에서 총파업을 벌이고, 노조의 요구사항이 수용되지 않으면 15일 이후까지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갈 방침이다. 노조 관계자는 "정부와 사용자 측의 요구사항 수용 정도와 태도, 의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산별총파업투쟁중앙본부(중앙집행위원회)에서 산별 총파업 지속 여부와 총파업 방식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보건의료노조와 정부 간 협상 타결이 빠른 시일 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환자들의 불편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필수의료 인력이 유지된다 하더라도 일반 병동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한다면 응급실, 중환자실 등의 기능도 제대로 발휘되지 못할 수 있어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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