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쉽다는 '전자레인지 탕후루' 도전했는데…

기사등록 2023/07/09 16:06:49 최종수정 2023/07/09 16:16:23

간단하다 했지만…설탕과의 전쟁

'똥손'이라면 탕후루는 '사드세요'

[서울=뉴시스]ASMR 유튜버 '레사'의 지난해 8월 탕후루 먹방 (사진=유튜브 채널 'LESA ASMR 레사' 영상 캡처) 2023.07.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몇 년 전 '이색 간식'으로 국내 곳곳에 등장한 탕후루는 ASMR 유튜버들을 통해 또 한 번의 인기를 누렸다. 탕후루를 씹을 때 나는 섬세한 소리 덕분이다. 모두가 '반짝 유행'에 불과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식지 않는 인기에 편의점 제품까지 출시됐다.

탕후루의 '탕'은 설탕, '후루' 박을 뜻한다고 한다. 즉 '조롱박처럼 생긴 과일 사탕'이라는 의미다. 외부의 설탕막이 부서지면서 달콤한 과즙이 터져 나오는 게 매력이다. 다소 날카로운 설탕 조각과 부드러운 과육이 섞이는 식감은 덤이다.

만들기 간단해 보이지만 맛집을 찾기 은근히 어렵다. 설탕 코팅이 너무 얇으면 먹기도 전에 모양이 망가져 버리고, 너무 두꺼우면 이빨로 깨 먹기 힘들다. 간혹 설탕이 아예 굳지 않은 경우도 있다.

에디터도 나름 '탕후루 좀 먹어 봤다' 소리를 듣는다. 탕후루를 전자레인지만으로 쉽게 만들 수 있다는 소식에 직접 도전해 봤다. 과연 성공적일까.

유튜브 채널 '레시피 읽는 여자'의 영상을 참고했다.
 
'전자레인지 탕후루' 재료. *재판매 및 DB 금지
준비물은 설탕과 이쑤시개, 그릇, 그리고 과일이다. 에디터는 평소 좋아하는 과일인 자두와 오렌지, 참외를 준비해 봤다.

'전자레인지 탕후루' 제작 과정 중. *재판매 및 DB 금지

설탕과 물을 4:1 비율로 넣고 전자레인지에 돌렸다. 시럽이 타지 않도록 20~30초씩 끊어 4번 정도 돌려줬다. 시럽이 부글부글 끓으며 끈끈해지면 된다.

'전자레인지 탕후루' 제작 과정 중. *재판매 및 DB 금지

손질한 과일을 이쑤시개에 꽂아 시럽에 푹 적셔줬다. 그런데 이 단계에서 뭔가 잘못된 느낌이 들었다. 시럽이 굳기 시작한 것이다. 어떻게든 남은 과일에 시럽을 묻힌 뒤 재빨리 냉장고에 넣었다.

'전자레인지 탕후루' 결과물 *재판매 및 DB 금지

실패의 예감이 짙어 두 번째 도전을 감행했다. 이번에는 자두를 통째로 해 봤다. 과일이 무거운 관계로 쇠젓가락을 사용했고, 첫 시도보다는 좋은 느낌이 들었다.

'전자레인지 탕후루' 결과물 *재판매 및 DB 금지

약 10분의 기다림 후 냉장고에서 결과물을 꺼냈다. 첫 번째 접시는 예상대로 실패였다. 설탕시럽의 농도가 부족해 전혀 코팅되지 않았다. 탕후루를 떼 내려 하자마자 시럽 층과 과일이 분리돼 버렸다. 일부는 시럽이 굳지 않고 과일 안으로 스며들어, 마치 과일 젤리 같은 식감이 돼 버렸다.

두 번째 접시 역시 실패였다. 첫 번째보다는 시럽이 골고루 발린 상태였지만, 깨질 정도로 딱딱하게 굳지 않아 끈적한 식감이 컸다.

결국 '전자레인지 탕후루' 여정은 완벽히 실패했다. 남은 건 끈적한 손과 설거지, 가족들의 원성뿐이었다. 심지어 설탕시럽을 만들면서 손을 데기까지 했다. 상처만 남은 도전이었다.

시판 제품 '아이스 블랙사파이어 탕후루' *재판매 및 DB 금지

쓰디쓴 마음을 뒤로 하고, 시판 제품과의 비교를 위해 '아이스 블랙사파이어 탕후루'를 구매해 봤다. 그런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를 상황이 발생했다. 4000원을 주고 산 제품이 에디터가 만든 것보다 더 최악이었던 것.

시판 제품 '아이스 블랙사파이어 탕후루' *재판매 및 DB 금지

얼린 블랙사파이어 포도 꼬치에 끈끈한 시럽이 발려진 게 전부였다. 사탕처럼 단단한 식감은 기대할 수조차 없었다. 심지어 시럽이 밖으로 흘러나와 식탁 위가 엉망이 됐다.

한바탕 청소를 한 후, 탕후루는 무조건 전문점에서 사 먹겠다고 결심했다. 꿈에서나마 잘 만든 탕후루가 나왔으면 좋겠다.

에디터 DeunD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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