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오리온·크라운 등 제과업체 "선제적으로 원료 대체 할 것"
막걸리업계 "아스파탐 전면 교체 추진"…식품산업협회도 의견모아
논란이 일자 이들 업체는 "극소량을 써서 인체에 유해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선제적으로 원료 대체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3일 뉴시스 취재 결과 제로 콜라와 제로 음료, 막걸리, 과자 등에 아스파탐이 소량 들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스파탐은 설탕의 200배 단맛을 내지만 칼로리가 낮고 가격도 저렴해 그동안 만성질환의 주범으로 꼽히는 설탕의 대안으로 전세계 200여개 국에서 승인 받아 사용되고 있다.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승인한 인공감미료 22종 중 하나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아스파탐의 일일 허용 섭취량을 체중 1㎏당 하루 50㎎으로 정하고 있다. 이는 60㎏ 성인의 경우 하루 2400㎎ 이하로 섭취해야 하는 수준이다
국내 막걸리 상당수에 아스파탐이 소량 들어있는 가운데, 막걸리 업계는 아스파탐의 전면 교체를 검토 중이다.
국내 주요 막걸리 업계 중에는 서울장수와 지평주조, 국순당 등이 단 맛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아스파탐을 소량 사용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막걸리 시장 규모는 5200억원 가량으로 이들 3사가 전체 국내 막걸리 시장의 6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업계 1위인 서울장수는 달빛유자 막걸리를 제외한 모든 제품에, 지평주조는 지평생쌀막걸리, 지평생밀막걸리 2종에, 국순당 생막걸리, 대박 막걸리 2종에 아스파탐이 함유돼 있다.
함량은 제품마다 차이가 있으나 미국식품의약국(FDA) 기준, 일일 허용 섭취량(성인)에 따라 1병 당 허용량의 2~3%정도만 함유하고 있다.
막걸리 업계는 아스파탐이 극소량이라 문제가 없기는 하지만, 위해성 논란이 일고 있는 만큼 다른 대체제로 선제적으로 교체한다 계획이다. 또 각 제조사 별로 따로 대응하기 보다는, 공동 대응 기준을 마련해 대응할 계획이다.
그는 "식약처 대응을 모니터링 하면서 회원사들과 향후 방안을 논의중"이라며 "주류의 경우 다른 식품군과 달리 정부의 세부 규제가 세워져야 국세청에 품목 제조를 신청하고 변경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오는 14일 IARC의 '발암 가능성이 있는 물질' 분류 결과를 지켜보면서 아스파탐 대신 다른 인공감미료로 대체할지 여부를 글로벌펩시 측과 협의 중이다. 롯데칠성음료는 펩시콜라 제로슈거 3종(라임·망고·블랙)에 인공 감미료로 아스파탐을 소량 사용중이다.
WHO 산하 IARC는 14일 아스파탐을 '사람에게 발암 가능성이 있는 물질' 2B군으로 분류할 계획이다.
롯데칠성 관계자는 "한국펩시콜라(대표 박제이콥수영)로부터 원액을 공급받아 보틀링 하고 있기 때문에 대체 여부는 글로벌 본사(펩시코) 측과 협의 중"이라며 "다만 실질적으로 얼만큼 섭취해야 위해가 등에 대해 국제 동향과 국가별 인증 수치, 사용 기준 등을 체크하고 있고 모니터링 중"이라고 말했다.
음료 가운데는 빙그레의 쥬시쿨, 요구르트(65㎖)가 아스파탐을 소량 사용중이다. 빙그레 역시 이를 다른 대체제로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국내 주요 제과업체 4개사 가운데 오리온은 10여개 과자 제품에, 크라운제과는 1개 제품에 아스파탐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리온은 "나쵸·감자톡 등 10여개 브랜드에 아스파탐이 첨가됐다"며 "선제적으로 원료 대체에 착수한 상태"라고 밝혔다.
오리온은 "아스파탐은 식약처에서 식품첨가물로 허용한 원료"라며 "당사 일부 제품에 평균 0.01%로 극소량이 들어 있다"고 했다.
이는 체중 60kg의 성인이 중량 60g 제품을 하루에 약 300개씩(총 18kg) 먹어야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정한 1일 섭취 허용량을 초과하는 수준이다
크라운제과도 콘칩 초당옥수수맛에 아스파탐을 첨가했다.
크라운제과 관계자는 "초당옥수수 콘칩에만 극소량의 아스파탐을 사용하고 그외 아스파탐을 사용하는 제품은 없다"며 "회사는 선제적으로 원료를 대체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빙그레도 더:단백 팝칩 군옥수수맛에 아스파탐을 첨가했는데, 다른 원료로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 밖에 롯데웰푸드(옛 롯데제과), 해태제과, 농심 등 국내 주요 제과 업체들은 각사에서 생산하는 제품에 대해 "아스파탐을 일절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빅2' 빙과업계인 롯데웰푸드와 빙그레도 빙과류에 아스파탐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식품산업협회는 회원사들의 의견을 취합해 식약처 등에 전달하는 등 공동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식품업계는 아스파탐의 발암 물질 분류 가능성에 적잖이 당황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아스파탐이 오랫동안 사용해 온 인공감미료인 데다, 들어가 있다고 하더라도 함량 자체가 적다며 지나친 소비자 불안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그동안 2030 세대를 중심으로 열풍을 보였던 제로 제품 시장 전반에 영향을 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스파탐은 미 FDA와 식약처 등이 승인한 안전한 감미료로 알려져 믿고 사용한 것이다"며 "아직 발암 물질로 규정된 것도 아니고, 극소량만 사용한 것으로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식약처도 제로 콜라는 55캔을, 막걸리는 33병을 마셔야 위험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체중이 35㎏인 어린이가 다이어트 콜라 1캔(250㎖·아스파탐이 약 43㎎ 기준)을 하루에 55캔 이상을 매일 마셔야 일일섭취허용량(ADI)이 초과된다.
또 아스파탐이 주로 사용되는 막걸리의 경우도 성인(60kg)이 하루 막걸리(750㎖·아스파탐 72.7㎖ 함유) 33병을 마셔야 ADI에 도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사실상 하루에 이렇게 많은 양을 먹을 수 없기 때문에 안심해도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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