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5대 은행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 7290억…올해 1조 넘을 듯
29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양정숙 무소속 의원에게 제출한 주요 국내은행 여수신 통계 자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가운데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314조795억원으로 이 가운데 7290억원이 연체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대비 연체액이 76.2% 증가한 것이다. 지난 2018년 5757억원이던 5대 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액은 2019년 5486억원, 2020년 4243억원, 2021년 4138억원 등으로 감소하는 추세였지만 지난해 급증세로 돌아섰다.
코로나 사태를 거치며 대출이 급증하는 가운데서도 만기연장·상환유예 등 금융지원으로 눌러왔던 자영업자들의 연체 리스크가 지난해 고금리 충격을 계기로 폭발한 모양새다.
올 들어서도 은행권 연체율이 계속 상승 중인 점을 감안하면 시중은행의 자영업자 연체규모는 1조원을 넘어섰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은행별 연체규모는 하나은행 1931억원, 농협은행 1438억원, 신한은행 1397억원, 우리은행 1346억원, 국민은행 1179억원으로 평균 연체율은 0.23%다.
개인사업자와 함께 중소기업 대출을 구성하는 중소법인 대출 연체액도 지난해 크게 증가했다.
2018년 1조257억원이던 중소법인 대출 연체액은 2019년 9892억원, 2020년 9113억원, 2021년 7138억원 등으로 감소하다가 지난해 9168억원으로 전년대비 28.4% 늘었다.
은행별로는 농협은행 2869억원, 신한은행 1920억원, 우리은행 12688억원, 하나은행 1684억원, 국민은행 1007억원 등으로 연체율 평균은 0.32%다.
이를 놓고 코로나 시기를 거치며 만기연장과 상환유예로 급격하게 불어난 중소기업·자영업자 대출이 우리 경제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개인사업자와 중소법인 대출에서 연체액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은행의 건전성 측면에서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가계와 기업을 합한 시중은행의 전체대출에서 중소기업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40%선을 웃돈다.
시중은행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지방은행의 경우도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액이 지난해 1844억원으로 전년(1382억원) 대비 33.4% 증가하는 등 상황이 좋지 않은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종식에 따라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한 대출 지원이 올해 안에 종료되면 부실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9월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대출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를 각각 3년, 1년씩 추가 연장키로 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만기연장은 최장 2025년 9월까지 가능하지만 구체적인 기간은 금융사와 차주가 협의를 해야 한다. 상환유예는 올해 9월 말에 종료되기 때문에 10월부터는 정상적으로 빚을 상환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코로나 금융지원 종료에 따른 부실 최소화를 위해 금융권에 차주와의 협의를 통한 자체적인 연착륙 지원 프로그램을 독려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권이 이미 부실 위험 관리에 착수했고 자체적인 금융지원 등을 통해 연착륙을 유도할 예정인 만큼 큰 위험요소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상환유예도 곧바로 9월에 종료되는 게 아니라 금융회사와 협의해 상환계획서를 작성하면 거치기간이 부여되고 60개월까지 분할상환도 가능하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phites@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