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안 등 전기차 회사, 테슬라 충전 규격으로 바꿔
"소비자들 충전 표준 통일될 때까지 구매 미룰 수도"
[서울=뉴시스]이강우 인턴 기자 = 전기 자동차로 유명한 테슬라(Tesla)가 자동차 충전 시장도 이미 장악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27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의 자동차 회사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Ford)사가 테슬라의 충전 기술을 도입하고 충전소를 공동 사용 할 수 있게 되면서 테슬라가 사실상 자동차 충전 시장을 장악한 것으로 분석됐다.
GM과 포드의 테슬라 충전소 합류가 미래의 전기차 사업 판도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한 설문에 따르면 일부 사람들은 전기 자동차를 구매하지 않는 주된 이유로 충전소를 찾지 못할 것에 대한 두려움을 꼽았다.
실제로 GM과 포드사 그리고 수많은 전기 충전 회사와 장비공급 업체는 테슬라와의 협업이 절실히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는 미국에서 다른 모든 자동차 제조업체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전기차를 판매할 뿐만 아니라 미국 최대의 급속 충전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테슬라와의 협업이 업계에 큰 위험을 수반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최근 북미 충전 시스템의 표준이라고 평가되는 테슬라의 기술은 다른 분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수많은 회사 간의 협업의 산물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항공기와 차량에 대한 기술 표준을 제정하는 국제자동차기술자협회(SAE International)는 테슬라와 충전 커넥터에 대한 표준을 제정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 합의에 따라 다른 자동차 제조업체와 충전 회사들도 테슬라의 기술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 같은 결정은 테슬라에게도 문제로 다가올 수 있다. 테슬라뿐 아니라 다른 브랜드 자동차 소유주들도 테슬라 충전소를 사용 할 수 있게 됨에 따라 테슬라 소유주들이 앞으로 충전소에서 더 긴 줄을 기다려 충전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충전 기술을 둘러싼 기업들의 '지저분한' 경쟁으로 인해 소비자들이 전기 자동차 구매를 꺼릴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국제전기차충전협회 차린(Charging Interface Initiative, CharIN)의 북미 지역 의장인 올레그 로그비노프는 “유럽의 충전 표준이 북미와 달라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며 “소비자들은 어느 쪽이 이길지 알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포드, GM 그리고 테슬라를 제외한 대부분의 제조업체는 유럽 표준 C.C.S 플러그를 사용 중이기에 많은 업체들이 이에 맞춰 차량을 개발했다. 하지만 포드, GM, 테슬라의 협업으로 향후 몇 년 내에 모든 플러그가 테슬라 규격에 맞춰질 가능성도 있다. 이미 미국의 전기차 회사인 리비안(Rivian)은 자사의 차량을 테슬라 플러그에 맞출 것이라 발표했으며, 볼보(Volvo) 또한 북미에 판매될 차량의 플러그를 테슬라 규격으로 바꿀 것이라고 발표했다.
리비안의 최고 경영자인 R.J. 스카링은 "우리에게는 고객이 충전에 정말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쉽게 충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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