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2보) 농심, 7월부터 신라면 출고가 내려…삼양라면도 인하
오뚜기·팔도 등도 가격 인하 여부 검토 중…빵·과자 여파도 주목
농심이 주력 제품 '신라면'의 가격 인하를 전격 결정했고, 삼양식품도 삼양라면 등 대표 제품 가격을 내리기로 했다. 오뚜기·팔도 등 라면 업계 후발 주자들도 뒤따라 가격을 내릴 조짐이다. 일부에선 빵·과자 등 여타 식품 업계 전반으로 가격 인하 움직임이 확산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앞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제 밀 가격이 내렸으니 라면 가격도 내렸으면 좋겠다"며 라면 가격 인하 필요성을 언급했고, 이어 농림축산식품부도 제분업체들을 만나 밀가루 가격 인하를 요청했다.
농심은 7월 1일부로 신라면과 새우깡의 출고가를 각각 4.5%, 6.9%내린다고 27일 밝혔다.
농심은 소매점 기준 1000원에 판매되는 신라면 한 봉지의 가격은 50원, 1500원인 새우깡은 100원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농심이 CJ제일제당 등 국내 제분업체로부터 공급받는 소맥분의 가격은 7월부터 5.0% 인하될 예정이다.
농심이 얻게 되는 비용 절감액은 연간 약 80억원 수준이다. 이번 가격 인하로 연간 200억원 이상의 혜택이 소비자에게 돌아갈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가격 인하 대상인 신라면(봉지면)과 새우깡은 국내에서 연간 36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국민 라면과 국민 스낵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며 "이번 가격 인하로 경영에 부담은 있지만 국민 생활과 밀접한 제품을 대상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삼양식품도 라면 가격 인하 대열에 동참한다. 삼양라면 등 라면을 판매하는 삼양식품은 7월 1일부터 순차적으로 삼양라면·짜짜로니·맛있는라면·열무비빔면 등 12개 대표 제품 가격을 평균 4.7% 인하한다.
이에 따라 삼양라면은 5입 멀티 제품 할인점 판매가 기준 3840원에서 3680원으로 4%, 짜짜로니는 4입 멀티 제품 기준 3600원에서 3430원으로 5%, 열무비빔면은 4입 멀티 제품 기준 3400원에서 2880원으로 15% 내린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가격 인하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60년 전통의 국민 라면인 삼양라면 등 오랜 기간 사랑받아온 제품을 포함한 10여 종의 다양한 품목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다만, 삼양라면의 해외 매출에서 80% 가량 비중을 차지하는 인기 제품 불닭볶음면은 이번 인하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오뚜기와 팔도 등도 라면 가격 인하를 고심 중이다. 오뚜기는 7월 중 진라면 등 주요 라면 제품 가격 인하를 검토할 예정이다. 인하 폭에 대해선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했다.
팔도 비빔면·도시락(용기면)을 판매하는 팔도는 "아직 가격 인하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는 없다"고 했다.
다만 건면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풀무원은 이번 가격 인하에 동참하지 않을 계획이다.
풀무원은 지난해 하반기 '라면 빅4'의 릴레이 가격 인상 당시 조정을 하지 않았다. 풀무원 관계자는 "2021년 라면 가격 인상 이후 동결해 왔기 때문에 추가 인하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주요 라면 업체들은 지난해 하반기 원가 부담과 인건비 등을 이유로 라면 가격을 10% 안팎 인상한 바 있다.
지난해 9월 농심과 오뚜기가 각각 출고가를 11.3% ·11.0% 인상했다. 팔도가 9.8% 올렸다. 두달 뒤인 11월 삼양식품이 라면 가격을 9.7% 조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 1년 동안 라면은 13% 가량 올랐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라면 소비자물가지수는 124.04로 전년 동월대비 13.1% 상승해 2009년 2월(14.3%) 이후 14년3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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