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삶 개선" 언급하며 여전히 샤리아법 강조
인권 악화 비난 목소리에 "내정간섭하지 마라"
25일(현지시간)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탈레반 최고지도자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는 국경일인 이드 알 아드하를 맞아 발표한 성명에서 강제 결혼 등 전통적인 억압들로부터 여성을 보호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들을 취했다고 밝혔다.
아쿤드자다는 "샤리아법에 따라 사회 절반인 여성들에게 안락하고 번영된 삶을 제공하기 위해 필요한 개선 조치가 취해졌다"고 부연했다.
여성들의 삶을 개선하겠다면서도 여성 인권을 제한할 수 있는 이슬람 율법 샤리아법을 여전히 강조한 모습이다.
탈레반은 1차 집권기간인 1996년부터 2001년까지 샤리아법을 앞세워 공포 정치를 펼쳤다. 공개 처형과 채찍질 등이 빈번했다.
2021년 재집권 이후 초기에는 여성 인권 존중 등 유화책을 내놓으며 변화를 시사했지만, 결국에는 다시 강경책으로 돌아선 것으로 평가된다.
탈레반은 여성들이 공원이나 체육관 등 공공장소에 나오는 것을 금지했고, 언론의 자유도 탄압하고 있다.
지난 20일에는 살인 혐의를 받는 남성에 대한 공개처형도 이뤄졌다. 샤리아법에 따라 희생자의 유족이 직접 공격용 소총으로 형을 집행했고 나머지 유족들도 이 모습을 지켜본 것으로 전해졌다. 탈레반 재집권 이후 공개처형은 지난해 12월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국제 사회에서는 인권 악화 등과 관련해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지만, 아쿤드자다는 탈레반은 좋은 국제관계를 유지하고 싶어하니 내정에 간섭하지 마라는 취지의 입장을 거듭 밝혔다.
폴리티코는 "최근들어 아쿤드자다는 6학년 이후 여성 교육을 금지하고 아프간 여성들이 유엔(UN) 등 비정부기구와 같은 곳에서 일하거나 공적인 삶을 사는 것을 막는 등 국내 정치에 강하게 개입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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