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뉴시스] 박석희 기자 = 무더위에 지쳐 길에서 쓰러진 80대 할머니가 일면식도 없는 행인 2명의 구호조치로 생명을 구한 사실이 전해졌다. 

22일 경기 군포시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전 11시께 지하철 4호선 산본역-롯데피트 인근 사거리 횡단보도 앞에서 관내 무궁화 2단지에 거주하는 80대 할머니 A 모씨가 길을 건너던 중 갑자기 쓰러졌다.

이를 목격한 행인 박정옥(군포 거주)씨와 김진식(서울 성북 거주)씨 등 2명이 서둘러 구호조치에 나섰다. 이들은 소지한 소독약과 밴드, 그리고 물을 이용해 목을 축여드리는 등 응급처치를 한 후 할머니의 귀가를 도왔다.

여기에 오전 행사 일정을 마치고, 인근을 지나가던 하은호 군포시장이 현장을 목격하고, 즉시 타고 가던 차량을 세우고, 현장 상황을 파악한 뒤 시장 차로 할머니 집까지 모셔다 드리는 등 안전한 귀가를 지원했다.

이날 낮 군포시의 최고기온은 33℃를 기록, 온열질환에 취약한 80대 노인이 견디기 어려운 맹렬한 불볕더위 날씨여서 두 사람의 선행이 아니었으면 큰 화를 면치 못했을 것으로 전해졌다.

하 시장은 “긴급 구호조치를 취한 두 사람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라며 “타인을 돕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두 분의 선행이 널리 알려져 사회의 귀감이 되기를 기대한다”라고 했다.

이와 함께 하 시장은 두 사람에게 시장 표창장을 수여할 것을 밝혔다. 이에 두 사람은 “할 일을 한 것뿐인데 상까지 받게 될 줄은 몰랐다”라며, “세상은 혼자 사는 것이 아니므로 당연히 도와야 한다고 생각이 먼저 앞섰다”라고 했다.

한편 현재 군포시에는 200여 개의 여름철 그늘막이 곳곳에 설치돼 있다. 시 관계자는 “한낮에 건널목 신호대기 시 열사병 등 온열질환 방지를 위해 반드시 그늘막을 이용할 것을 청한다”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h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