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한국전력이 산업용보다 비싸 논란이 일고 있는 '직접 전력거래계약(PPA) 요금' 제도를 오는 6월 말 도입 예정인 가운데, 이 요금제가 반도체 등 주력산업 경쟁력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1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 의원회의실에서 개최한 'PPA 요금제 이슈진단 토론회'에서 이 요금제의 도입 시기를 늦추고, 적용기준을 합리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전문가들은 "PPA요금제는 기업들의 재생에너지 사용을 가로막고 있어 유예가 아닌 개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PPA(Power Purchase Agreement)는 기업이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로부터 직접 전기를 구매하는 계약을 말한다. 이 PPA는 국내 기업들이 2050년까지 사용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하는 'RE100'를 이행할 수 있는 핵심 수단으로 여겨진다.
문제는 한전이 PPA 제도 이용 기업에게 올해부터 일반 요금보다 50% 더 비싼 'PPA 전용 요금제'를 적용키로 했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기업들은 재생에너지를 단 1%만 써도, 전력 부족분을 한전에서 종전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구입해야 한다.
실제 PPA 이용 기업이 한전의 PPA 요금제로 전기료 폭탄을 맞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도창욱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실장은 "PPA 요금제로 인해 한 구미소재 기업은 올 상반기 전기료가 연간 기준 28억원 증가했다"며 "PPA 전용 요금제 도입 시 추가로 1억5000원을 더 부담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일부 기업들은 지금까지 검토해오던 재생에너지 사용을 연기한 상태라고 전했다.
조영준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원장은 "PPA는 재생에너지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미래예측에다 계약단가, 방식 등을 따져야 하는 부담이 큰데 전기요금까지 높이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밝혔다.
정부가 일본이나 대만과 같은 PPA 활성화 제도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보다 2년 앞서 RE100을 선언한 TSMC는 덴마크 풍력발전기업 오스테드와 920㎿급 해상풍력 발전소로부터 20년 동안 전력을 구매하기로 했는데, 대만 정부가 송전망 이용료의 90%를 부담하기로 했다.
오스테드코리아 전요한 팀장은 "TSMC와의 PPA 체결과정에서 대만의 망이용료 지원제도가 궁극적으로 기업들의 재생에너지 조달에 대한 원가부담을 낮추는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과학기술대 이상준 교수는 "재생에너지 조달여건이 불리한 동아시아 국가인 일본, 대만이 오히려 PPA 활성화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점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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