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밤 작고…모친 "지금은 아무 말도 할 수 없다"
인터넷방송인 방문 이어져…유족은 출입 원치 않아
동료 방송인 맹비난…"그 모임은 범죄였다"
【서울=뉴시스】강운지 리포터 = "지금은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어요. 생때같은 내 새끼가 이렇게 됐는데…"
인터넷방송인 고(故) 임지혜(37·방송명 임블리)씨의 모친은 이같이 말하며 애통한 울음을 터뜨렸다. 임씨는 지난 11일 라이브 방송 도중 극단적 선택을 했고, 병원에 이송된 지 7일 만인 18일 오후 숨을 거뒀다. 장례식은 19일 의정부의 한 병원 장례식장에서 치러졌다.
장례식은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 오후 4시께 시작됐다. 유족과 지인들은 숨을 몰아쉬며 연신 손수건으로 눈가를 찍어 내렸다. 그러나 안타까운 죽음에 대해서는 굳게 입을 닫았다. 많은 인터넷방송인들이 빈소를 찾았지만 유족들은 이들의 출입을 원치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임씨와 친분이 있었던 인터넷방송인 A씨는 "문전박대 당할 수도 있지만 감수하고 왔다"고 말했다. A씨는 임씨가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 참석한 술자리에도 동석한 인물이다. 그는 "(임씨는)너무나 좋은 엄마였다. 억울하다"면서 "그 모임은 방송이 아니라 범죄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씨와 생전에 갈등을 겪었던 사람도 장례식장을 찾았다. 이른 아침 현장에 방문한 동료 인터넷방송인 B씨는 기자에게 "(임씨와는)문제가 있어서 서로 비난하던 사이였다"면서 "사람의 도리를 하기 위해 왔다"고 밝혔다. B씨는 장례식이 진행되기 전 "(조문객들 앞에서)내가 유튜버라는 걸 밝히지 않아 줬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임씨의 죽음과 관련된 새로운 증언도 나왔다. 자신을 '임블리의 가까운 지인'이라고 밝힌 C씨는 "임블리가 다른 인터넷방송인에게도 몇 개월 간 상습 괴롭힘을 당해 왔다. 평상시에도 너무 힘들어했다"면서 "일반인인 나도 괴롭힘의 대상이 돼 고소를 진행 중이다. 그 사람은 임블리의 어린 자녀에 대한 모욕도 서슴지 않았다"고 전했다.
유족들은 지난 18일 밤 임씨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고(故) 임지혜님께서 별세하셨기에 아래와 같이 부고를 전해드린다. 황망한 마음에 일일이 연락드리지 못함을 널리 혜량해 주시길 바란다"는 글을 게재했다. 대표 상주는 임씨의 전 남편인 김씨가 맡았다. 발인은 21일이다.
모바일 부고장 조문메세지란에는 '최근에 알게 돼 생방송을 자주 봤는데 안타깝다' 등 애도가 이어졌다. 사고 당일 임씨가 술자리 모임을 가졌던 부천 지역 인터넷방송인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다.
앞서 임씨는 지난 11일 진행된 부천 인터넷방송인 연합 '정신병즈' 술자리에서 동료 인터넷방송인과 크게 다퉜고 다른 참석자들과도 갈등을 겪었다. 이후 귀가하며 라이브 방송을 켠 그는 유서를 쓴 후 극단적 선택을 했다.
라이브 방송으로 중계된 해당 술자리는 시청자의 후원을 받기 위해 인터넷방송인끼리 경쟁하는 형식을 띄었다. 이에 따라 임씨에게 성적수치심을 유발하는 발언과 행동이 다수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임씨는 2006년 잡지 '맥심' 모델로 데뷔해 레이싱모델과 영화 단역 등으로 활동했다. 2014년 결혼 후 슬하에 딸 둘을 뒀다. 결혼 4년 만인 2018년 이혼했고, 그다음 해부터 아프리카TV와 유튜브에서 개인 방송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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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운지 리포터(kuj0102@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