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단체협약 승계·호봉제 유지" 총파업…본관 1층 점거 농성
병원은 직장폐쇄 단행, 환자 퇴·전원…대치 국면 속 경찰도 출동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광주 제1시립요양병원 보건의료노동자들의 파업이 사흘 째를 맞았지만 해결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노조의 점거 농성에 병원 측이 '직장 폐쇄'로 맞대응, 당분간 평행선 대치가 이어질 전망이다.
17일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광주시립요양정신병원지부에 따르면, 노조는 지난 15일 오전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파업 사흘 째인 이날까지 쟁의 참여 조합원은 당초 30여 명에서 50여 명으로 늘어났다. 노조는 필수 인력을 제외한 상당수가 본관 1층 점거에 참여했고, 다른 조합원들도 시간대 단위로 쟁의에 동참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립요양병원 내 노사 갈등은 올해 2월부터 병원 위·수탁 운영자가 현 의료재단으로 바뀌면서 불거졌다. 재단은 인건비 절감 차원에서 임금 체계 개편에 나섰다. 기존의 호봉제를 연봉제로 바꿔 경영 개선을 도모하겠다는 취지였다.
이에 노조가 반발하는 과정에서 일부 조합원이 해고되자,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현재 노조는 ▲노사 간 기존 단체협약 승계 ▲호봉제 유지 ▲해고자 복직 등을 병원 측에 요구하며 본관 1층 점거 농성에 돌입했다.
병원 측도 물러서지 않았다. 파업 당일 오후 6시를 기해 병원 측은 직장 폐쇄를 단행했다. 이에 따라 병동 3곳 내 입원 환자 30여 명을 퇴원 또는 전원 조치했다. 현재는 요양·정신병원을 통틀어 환자 350여 명이 남아있다.
농성 중인 노조원들이 퇴거 요청에 거듭 불응하자, 전날 한때 경찰까지 출동했다. 다만 이렇다 할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노조는 주말동안 점거 중인 농성장에서 문화제 형태의 자체 행사를 평화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병원 측 직장폐쇄 조처에 대한 대책도 논의한다.
노조 관계자는 "재단은 경영 논리만으로 임금체계 개편을 밀어붙이고 있다. 병원 구성원들은 연봉제로 전환될 경우 임금과 고용 모두 불안정해질 것으로 우려한다"며 "실제 최대 15% 임금이 삭감된 조합원도 있다. 구성원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어야 공공의료를 도맡는 시립병원으로서 역할을 다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최근 노조의 폭로로 알려진 병원 내 직원·환자들의 집단 옴 의심 증상 발병 의혹에 대해서는 보건 당국이 역학 조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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