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한가 가면 거래정지?...미봉책일뿐
전문가들 "주가조작, 사후 적발 엄벌로 가야"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또 터진 하한가 사태에 금융당국이 총력 대응하고 있지만, 시장 분위기는 여전히 뒤숭숭하다. 현행 시장감시 시스템에 걸리지 않고 있을 '예비 하한가 종목'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는데다, 당국의 거래 정지 조치 역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또 주가조작에 대한 제재와 처벌이 약하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1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 14일 동시 하한가를 맞은 5개 종목(동일산업·동일금속·만호제강·대항방직·방림)들은 그 다음날부터 즉시 매매 거래가 정지됐다.
약 한달 반 만에 '라덕연 사태'를 연상케 하는 일이 재발하자, 당국은 긴급 합동 회의를 열고 당일 바로 거래 정지 결정을 하는 등 발 빠르게 대처했다. 당시의 '늑장 대응' 오명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재산권 침해', '모호한 기준'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거래가 정지되면 주식을 팔고 나올 수도 없어 투자자들의 돈이 기한없이 묶이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이번 사태와 비슷한 주가 패턴을 가진 다른 종목들을 다수 거론하며 "금감원은 A 종목도 거래 정지하라", "B 종목도 조사해달라" 등의 게시글을 남기고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불공정거래 혐의가 의심된다고 판단해 거래를 정지시킨 것"이라며 "이 부분과 관련해 어느 정도 정리가 되고 시장 투자자들에게 혼란을 미치지 않을 상황이 되면 (거래 재개와 관련해) 금융당국의 결정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도 "해당 종목과 사안은 저희가 꽤 오래 전부터 챙겨 왔던 건"이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시장을 안심시키기엔 역부족이다. 시장 감시망에 잡히지 않았을 '예비 하한가 종목'들이 있을지 모른단 우려에 투자자 커뮤니티를 중심으로는 일명 '천국의 계단주(株)' 찾기도 한창이다.
라덕연 사태 이후 거래소는 주가조작의 수단으로 쓰인 차액결제거래(CFD) 계좌를 전수 조사하고 있지만, 새로운 유형의 불공정거래 행위를 사전에 적발하고 근절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5개 하한가 종목들 역시 CFD와의 연관성은 낮다는 게 금투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유형의 불공정거래 행위를 적발하고 근절하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사후 처벌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재범률이 높은 증권범죄 특성상, 증권범죄자가 다시 시장에 발을 못붙이도록 하는 등 강력한 조치가 근본적으론 예방 효과까지 줄 수 있단 것이다.
이번 하한가 사태의 진원지로 의심받는 한 온라인 주식카페의 운영자인 강모씨는 지난 2024년 2월부터 2025년 8월까지 조광피혁, 삼양통상, 아이에스동서, 대한방직을 대상으로 약 1만회에 걸쳐 시세조종을 벌인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새로운 형태의 주가 조작 사건은 사전적으로 잡아내기 대단히 어렵다"며 "사후적으로 적발되는 케이스에 대해 무겁게 처벌하는 것이 오히려 필요한 조치"라고 말했다. 또 "주가 조작사건이 계속해서 발생한다면 한국 주식시장 발전에 상당히 부담 요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도 조언했다.
이준서 동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역시 "예방적 차원에서 모니터링 시스템을 강화하고 주식 리딩방 단속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가벼운 위법 행위라도 과징금과 형사 처벌을 동시에 받을 수 있도록 제재 측면에서 강화돼야 하는 부분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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