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환경 열악"…간호사, 매년 1만명 이상 병원 떠난다

기사등록 2023/06/15 11:27:09 최종수정 2023/06/15 12:22:05

증가율 OECD 평균4배…근무비율 최하위권

사직률 세종 37% '최고'…강원보다 2.9배↑

면허 소지자 중 의료기관 근무는 절반 불과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지난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2023 보건의료노조 총파업 투쟁승리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2023.06.08. kmn@newsis.com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우리나라 간호사의 연평균 증가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4배 이상 높지만 OECD 국가 중 면허 간호사 대비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임상 간호사 비율은 52.8%로 최하위권(OECD 평균 68.2%)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매년 1만 명 이상의 간호사가 간호 외 업무와 과중한 업무량, 열악한 근무환경, 업무 부적응 문제 등으로 임상 현장을 떠나고 있어 근무환경 개선과 간호사 1인당 적정한 수(5명)의 환자 배치 등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한간호협회(간협)가 15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발간하는 ‘건강보험통계’와 보건복지부의 ‘보건의료인력실태조사’ 자료를 자체 분석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전체 간호사 면허자(48만1211명) 가운데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임상 간호사는 52.8%(25만4227명)에 불과했다. OECD 국가 중 면허 간호사 대비 임상 간호사의 평균 비율(68.2%)과 비교하면 최하위권 수준이다.

우리나라 신규 간호사 면허자는 2019년 2만356명, 2020년 2만1357명, 2021년 2만1741명, 2022년 2만3362명으로 매년 평균 5.1% 증가해 OECD 국가 평균(1.2%)보다 4.25배 높다. 하지만 전체 간호사 면허자 중 임상현장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비중은 2018년 49.5%, 2019년 51.9%, 2020년 51.7%, 2021년 52.5%, 2022년 52.8%로 절반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간협은 "간호사들이 간호 외 업무와 과중한 업무량, 열악한 근무환경, 업무 부적응 문제 등으로 임상현장을 떠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임상 간호사 수는 2019년 1만9979명, 2020년 1만169명, 2021년 1만4845명, 2022년 1만3920명 늘어나 5만8913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 기간 국시에 합격한 간호사 신규 면허자 수는 모두 10만7227명이었다. 매년 평균 1만2078명의 간호사가 열악한 근무환경 등으로 인해 병원을 떠났다는 계산이 나온다.

간호사 사직율도 매년 높아져 19.7%(2020년)에 달했다. 의료기관별로 보면 요양병원이 35.0%로 가장 높았다. 이어 병원 27.3%, 기타 27.1%, 의원 24.5%, 보건소 및 보건기관 22.1%, 종합병원 16.2%, 상급종합병원 10.7% 순이었다. 사직자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5.2%는 간호 외 업무로 ‘사직’을 선택하고 있다.

간호사 사직률을 시도별로 보면 세종이 37%로 가장 높았다. 이어 대전 24.3%, 광주 22.4%, 전남 22.1%, 인천·경기 각 21.7%, 충북 20.4%, 부산 20.3%, 대구·경남 각 19.9%, 경북 19.8%, 전북 19.3%, 충남 19.2%, 서울 17.4%, 울산 17.3%, 제주 14.6%, 강원 12.9% 순이었다.

특히 신규 간호사의 경우 업무 부적응 등으로 인해 2017년 38.1%였던 1년 이내 사직률이 2021년 52.8%로 불과 4년 새 14.7%포인트나 상승했다.

간협 관계자는 “간호사 배치 수준(간호사 1인당 환자 수)은 환자의 사망률, 패혈증, 재입원, 재원기간, 중환자실 입원, 병원감염, 낙상, 욕창 등 환자의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면서 “만성적인 간호인력 부족을 해결하려면 신규 배출 인력만 늘릴 게 아니라 간호사들이 병원을 떠나는 이유를 없애고 간호법을 제정해 간호인력에 대한 근무환경 개선과 배치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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