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개 병동 폐쇄
환자 30명 타 병원으로
옴 추정 증상 역학조사도
[광주=뉴시스]이영주 기자 = 광주제1시립요양병원 노조가 병원 측을 향해 단체협약 승계와 해고자 복직을 촉구하며 파업했다. 이에 따라 병동 1개가 폐쇄됐으며 해당 병동 환자들은 지역 각 병원으로 전원 조치되고 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광주시립요양정신병원지부는 15일 오전 광주 광산구 광주시립제1요양병원 본관 로비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열었다. 출정식에는 지부 소속 노조원 전체 97명 중 40여명과 기타 노조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참가 노조원들은 '단체협약 파기 빛고을 의료재단 규탄' '부당해고 철회 단체협약 승계' 등 손팻말을 들고 병원 본관 로비일부를 점거했다.
파업 출정식 전 노조원과 병원 관계자들이 로비 점거와 사태 해결 촉구를 둘러싸고 몸싸움도 벌였다.
앞서 노조는 지난 2월 새로 병원 위탁 운영을 맡은 재단이 직원들의 임금 체계 개편을 예고하자 반발하고 나섰다. 재단은 수익의 80%에 달하는 인건비 비중을 줄이는 취지에서 임금 개편 필요성을 강조했다. 노조는 연봉제로 전환될 경우 임금이 기존대비 일정 부분 깎이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선전전에 참여해온 직원 6명이 최근 해고된 점에 대해 부당해고를 주장, 임금 체계 개편과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섰다.
노조는 출정식에서 직원을 향한 병원의 처우를 지적, 공공병원의 책임을 주문했다.
연대사를 한 박다연 광주시립요양정신병원지부 비상대책위원장은 "병원은 간호 업무를 맡고 있는 직원들의 인건비 비중이 높다는 이유로 임금을 낮추고 근무 조건을 변경하고 있다. 사태 해결을 위해 병원 수익을 늘리는 것을 선택하지 않고 노동자의 권리를 무시했다"며 "이밖에 전염성 피부병과 각종 안전 사고가 병원에서 일어나고 있지만 병원 측은 이를 감추려고 시도하기에 급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병원은 자체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환자가 가난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는 말도 안 된다"며 "환자들은 오랫동안 병을 앓아왔기 때문에 가난해진 것이다. 양질의 진료를 보호자와 환자 부담 없이 제공해야하는 공공병원의 노력 대신 노동자들의 임금을 낮추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비판했다.
박경선 보건의료노조 박경선 부위원장도 "인력을 확충하고 의료 서비스의 질을 개선하는 것이 공공병원의 공공성 강화지만, 새로 병원 위탁 운영을 맡은 재단은 노조를 향해 해고 등을 암시했다"며 "광주시도 노사관계에 개입할 수 없다는 무책임한 입장을 무르고 환자들의 안전을 가장 우선시하라"고 촉구했다.
병원 측은 노조의 파업에 따라 본관 3층의 1개 병동을 폐쇄하고 환자 30명을 주치의와 함께 다른 병원으로 옮기고 있다.
또 직원들이 주장하는 옴 추정 증상과 관련해서는 이날 시와 역학조사를 벌여 원인을 규명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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