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신흥 재벌 '올리가르히'에 횡재세 4조5450억원 징수 추진

기사등록 2023/06/14 15:27:58 최종수정 2023/06/14 18:36:04

연간 151억원 이상 수입 내면 최대 10% 징수

정부 "세금 아이디어는 기업에서 직접 낸 것"

올 상반기 적자 52조원 메우고 경제 장악 의도

[샌디에이고=AP/뉴시스] 지난해 6월27일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 코로나도에서 바라본 초호화요트 '아마데아'가 샌디에이고 만으로 항해하고 있다. 러시아 신흥 재벌 '올리가르히'가 소유한 해당 요트의 가격은 3억2500만 달러에 달한다. 2023.06.14.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가 재정이 부족해진 러시아가 신흥 재벌 '올리가르히'로부터 횡재세를 걷어 약 3000억 루블(약 4조5450억원)을 조달하겠다고 밝혔다.

14일(현지시간) 호주 오스트레일리안파이낸셜리뷰(AFR)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2021년부터 연간 10억 루블(약 151억4000만원) 이상의 이익을 얻는 러시아 그룹이 수익분의 최대 10%에 이르는 단발성 세금을 내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법안을 13일 공개했다.

러시아 행정부 고위 관료는 이번 법안이 거대한 이익을 낸 기업의 자발적인 참여로 탄생했다고 알렸다.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제1 부총리는 13일 러시아 경제지인 RCB와 인터뷰에서 "큰 비밀을 하나 말씀드리겠다. 3000억 루블 세금의 아이디어는 국가가 아닌 기업에서 나왔다"며 "기업은 영리하고 박식하다. 그들은 2021년과 지난해 엄청난 초과 이익을 거뒀다고 스스로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경제는 서방의 제재로 석유 수익이 감소하고, 국방비가 급증해 어려움이 겹쳤다. 그 결과 러시아가 올해 상반기 3조4100억 루블(약 51조6615억원)의 재정적자를 기록했다. 이번 횡재세는 이 부족분을 보완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상트페테르부르크=AP/뉴시스] 2020년 6월28일(현지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핀란드만에서 백야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붉은 돛 축제가 펼쳐져 화려한 불꽃놀이가 열리고 있다. 오른쪽으로 유럽에서 가장 높은 러시아 국영 천연가스 회사 '가스프롬' 본사인 라흐타 센터가 보인다. 2023.06.14.

러시아 예산 수입의 약 45%를 차지하는 석유·가스 수출업자는 이미 부족분을 메우기 위한 추가 세금을 내고 있다.

러시아의 가스 독점 회사인 가스프롬은 지난해 기록적인 이익 속에서 210억 달러(약 26조8548억원)를 냈다. 정부는 앞으로 3년 동안 가스 수출에 관한 새로운 세금으로 가스프롬에 1조8000억 루블(27조2520억원)을 추가로 징수한다.

러시아 최대 대출기관인 국영 스베르반크도 이번 세금의 영향을 받는다.

이 매체는 "그 돈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 자금으로 직접 사용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새로운 세금은 러시아 정부가 대기업과 국가 경제 전반에 관한 통제력을 키우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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