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메모리 '재고 감소' 스타트…AI 발 '반등 신호'

기사등록 2023/06/14 11:13:00 최종수정 2023/06/14 11:36:05

D램 가격 하락 폭 둔화 시작

KRX 반도체지수 지속 상승

DDR5·HBM 중심 실적 개선 전망

[서울=뉴시스] 인공지능(AI).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동효정 기자 =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올 하반기에 D램과 낸드플래시 같은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반등할 수 있다는 신호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14일 에프엔가이드가 집계한 실적 전망치(컨센서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연결기준 연간 영업이익 예상치는 9조5985억원으로 당초보다 소폭 늘었다.

특히 KB증권은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 전망치를 11조원으로 4.7% 높였고, 2024년 영업이익도 41조원으로 20.1% 높였다. 업계에서는 올 2분기(4월~6월) D램 출하량이 전 분기 대비 20% 늘면서 재고 감소가 시작됐다고 본다. 여기에 감산 효과까지 가세하면 올 4분기에는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2년 만에 상승세로 전환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이미 감산에 나선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등의 공급 축소 효과는 올 2분기에 반영됐고, 삼성전자의 감산 효과는 8~9월부터 나타나 반도체 수급이 큰 폭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급등하고, 국내 반도체 산업의 대표 기업을 분석한 KRX반도체지수도 상승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반도체 톱 15' 지수는 올해 1381.47로 출발해 14일 오전 기준 1957.82를 기록하며 41.7% 증가했다.

D램도 고사양 제품을 중심으로 가격 하락폭이 다소 둔화하는 등 업황 반등의 시그널이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5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1.4달러로 전월 대비 3.45% 하락했다. 하지만 프리미엄급 제품인 DDR5 16기가바이트(Gb)는 평균 가격이 보합세를 이루며 추가 하락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업계는 차세대 제품군인 고용량·고성능의 DDR5 가격이 떨어지지 않은 것에 주목한다. DDR5 제품은 DDR4보다 고부가가치 제품에 속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매출과 수익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주력 제품으로 떠오른 DDR5 D램 채용이 늘어나면 고성능 패키지 칩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사용량도 확대돼 수익성 개선을 더 분명히 해준다. AI 서버에 탑재되는 HBM 가격은 기존 메모리 대비 5~6배가 높아 수익성 개선을 견인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오는 9월 고대역폭 메모리(HBM3) 대량 양산을 시작해 3분기부터는 수급 균형이 이뤄져 실적이 개선이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먼저 실적을 회복한 후 SK하이닉스가 뒤이어 회복세에 진입할 것으로 본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등 비메모리 사업도 키우고 있는 삼성전자의 경우 반등 속도가 비교적 빠르고 메모리 비중이 절대적인 SK하이닉스는 회복에 시일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다. SK하이닉스는 내년 1분기까지 적자가 계속될 수도 있지만 적자 폭은 빠르게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백길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인공지능(AI) 서비스 증가는 HBM 같은 고사양 메모리반도체 수요 증가를 수반해 국내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시장 지배력이 독보적이어서 수혜가 집중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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