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애 LG생건 사장, 中집중 벗어나 '북미 시장' 확대 강조
기존 '후' 이미지와 달리 '로얄 레지나' 선봬…안소희 모델 기용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LG생활건강의 대표 화장품 브랜드 '더 히스토리 오브 후'가 대대적 변신에 나서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3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최근 후의 새로운 라인인 '로얄 레지나(Royal Regina)'를 출시했다.
'로얄 레지나' 라인은 주름 개선 및 미백 효과가 있는 이중 기능성 화장품이다. 트리트먼트·세럼·크림 세 단계 케어만으로 피부 에너지와 활력을 빠르게 채워주고, 건강한 피부 컨디션을 유지해주는 게 특징이다.
업계에서 '로얄 레지나'가 주목받는 이유는 후가 그간 펼쳐온 마케팅과 확연한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후는 '왕후의 궁중비방'이라는 콘셉트로 마케팅을 해왔다. 2006년부터 배우 이영애를 모델로 기용해 단아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유지해왔다.
운영 중인 16개의 제품 라인의 이름에도 '예헌보', '천율단', '진율향', '공진향', '향리담' 등 한자어를 사용해왔다.
제품 용기도 왕실의 도자기와 동양의 연꽃에 기반한 둥근 디자인에 황금색을 적용해 왕실의 찬란함을 담았다. 가장 널리 알려진 디자인은 궁중 칠보의 하나인 '호박(amber)'에서 영감을 얻은 '공진향'이다.
LG생활건강이 이처럼 왕실을 중심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쌓아온 것은 중국 시장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다. LG생활건강은 지난 2005년부터 17년간 연속 성장을 해왔는데, 그 바탕에는 구매력 높은 중국 시장이 자리하고 있었다.
하지만 LG생활건강은 지난해 중국 시장의 부진 영향으로 실적이 고꾸라졌다. LG생활건강의 지난해 매출은 11.2% 감소한 7조1858억원, 영업이익은 44.9% 줄어든 711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중국은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국경을 봉쇄하며 '제로 코로나' 정책을 이어갔고, 이에 중국 현지 매장은 물론 국내 면세점 등 화장품 주요 유통 채널의 수요가 급감했다.
LG생활건강은 이정애 신임 사장을 선임한 데 이어 북미 사업 강화를 위해 문혜영 부사장을 미주사업총괄로 영입하는 등 인적 변화에 나섰다.
이 사장은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서도 북미 시장에 대한 의지를 나타낸 바 있다. 그는 신년사에서 "북미 현지 시장과 고객 특성에 맞는 브랜드, 제품 준비와 현지 사업 운영 역량 보강을 차근차근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로얄 레지나'가 이 사장이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 내놓은 라인이라고 보고 있다.
'로얄 레지나'는 영어를 넣은 이름뿐만 아니라 패키지에서부터 차별화된다. 기존 후의 가장 특징적인 디자인으로 꼽히는 장식적인 요소와 곡선을 줄였으며, 흰색으로 모던한 느낌을 냈다. 특히 이영애가 아닌 배우 안소희를 모델로 기용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새로운 라인은 이전과 다른 시도를 했다"며 "기존 후와 다르게 모던·심플하게 출시됐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march11@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