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휠체어·목발 투혼…"다리 인대 끊어져"
고바야시 "제가 휠체어 밀었으면 좋았을 뻔"
6년만 대면 회의…엑스포 협력 등 공동성명 발표
[부산=뉴시스]이현주 기자 = 최태원 SK그룹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9일 부산에서 열린 제12회 한일 상의 회장단 회의에 참석했다. 발목 부상에도 목발 투혼을 보인 최 회장의 모습에 회의장에는 훈훈함이 감돌았다.
최 회장은 이날 오전 부산 시그니엘호텔에서 열린 제12회 한일 상의 회장단 회의에 참석했다. 이번 회의는 양국 상의 회장단 30여명이 6년 만에 한자리에 모여 의미를 더했다.
그는 이날 오전 8시55분께 휠체어를 탄 채로 모습을 드러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휠체어에서 목발로 바꾼 최 회장은 바로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고바야시 회장의 환대를 받았다.
고바야시 회장은 "괜찮으시냐, 다시 만나서 반갑다"고 했으며, 최 회장은 "괜찮다. 다친지 얼마 안 돼서 어떻게 치료해야 할지 조금 시간이 걸려서 오늘 올지 말지 몰랐는데 오게 됐다"고 답했다.
이어 고바야시 회장이 "어떤 상태냐"고 묻자 최 회장은 "다리 인대가 끊어졌다"고 말했다. 이에 고바야시 회장은 "천천히, 천천히 가라"고 최 회장을 배려했다.
최 회장은 "우리가 회장님을 잘 모셔야 하는데 제가 이렇게 돼서 회장님이 오히려 저를 돌봐준다"고 말했고, 고바야시 회장은 최 회장의 어깨를 감싸며 "괜찮다"고 웃었다.
서울에서 부산으로 KTX를 타고 왔다는 최 회장에 고바야시 회장은 "제가 뒤에서 휠체어를 밀었으면 좋았을 뻔 했다"고 말하며 훈훈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최 회장은 회의 중간 휴식시간에 취재진과 만나 다리 부상에 대한 질문에 "다쳤으니 어쩌겠냐"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달 중순에 예정된 프랑스 파리와 베트남 하노이 출장에는 참석한다는 의지다. 그는 프랑스·베트남 출장을 갈 수 있겠냐는 질문에 "가야죠"라고 단호하게 답했다.
최 회장은 회의를 마친 뒤 "오늘 (회의가) 좋았다"며 소감을 전했다.
이날 양국 상의 회장단은 2025년 오사카·간사이 엑스포와 2030년 유치 목표인 부산 엑스포 관련 서로 적극 협력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공동성명서에는 "국제 경제질서의 변화에 따른 한일 양국의 공통 과제인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인구감소, 경제안보를 바탕으로 한 공급망의 재구축, 탄소중립, AI거버넌스 구축, AI시큐리티, 디지털화, 스타트업 지원을 위한 협력을 촉진한다"며 "구체적인 한일협력 방침에 대해 다른 경제단체와도 연계해 검토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또 "코로나 팬데믹이 수습되고, 해외의 인적 왕래가 급속히 회복되고 있는 가운데, 한일 자매 도시 등 지방 차원의 교류 재개를 추진하며 경제, 관광, 문화,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폭 넓은 교류를 실현하고 상호 이해를 더욱 돈독히 할 것"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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