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수낵, 워싱턴 정상회담서 '대서양 선언' 채택
英언론 "미니 딜…보수당 2019년 핵심 공약 포기"
BBC와 가디언 등 외신들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8일(현지시간) 백악관 정상회담에서 경제 유대를 강화하는 '대서양 선언: 21세기 미·영 경제 파트너십을 위한 프레임워크'를 채택했다.
이 선언엔 인공지능(AI) 협력 강화를 비롯해 무역 장벽 완화, 방위 산업 연계 강화, 데이터 보호 협정에 대한 약속이 포함돼 있다.
특히 양국은 영국산 핵심 광물도 IRA 보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협상을 개시하기로 했다. 선언문에는 미 의회와의 협의를 거쳐 협정이 개시될 것이라고 적혀 있다.
IRA는 북미에서 제조·조립한 배터리 부품을 사용하거나, 미국 및 FTA 국가에서 체굴·가공한 핵심 광물을 사용한 전기차에 대해 한 대 당 3750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영국은 이미 전기차 배터리 부품을 미국에 수출하고 있지만 미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아 IRA 보조금을 받을 수 없다. 그러나 이번 합의로 영국도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이에 앞서 일본도 미국과 전기차 배터리 생산에 사용되는 광물에 대한 수출 관세를 면제 받는 유사한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영국에선 미국과 완전한 FTA를 체결하지 못한 것에 대한 비판이 나온다.
미·영 FTA 체결은 영국 보수당의 2019년 총선 핵심 공약이다. 영국 보수당은 당시 브렉시트(Brexit) 완수를 선언하면서 미국, 호주, 뉴질랜드, 일본 등과 FTA 체결을 추진하겠다고 했었다.
가디언은 "대서양 선언은 영국을 미국 경제 궤도로 확고히 이동시키는 획기적인 선언"이라면서도 "보수당이 공약한 완전한 FTA에는 크게 미치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언은 어떤 면에선 일련의 경제적 '미니 딜'에 불과하다. 상대적으로 세부적인 내용은 거의 공개되지 않았고 전반적인 경제 이익을 추정하려는 시도도 없었다"면서 "동시에 2019년 보수당의 핵심 공약인 미국과의 완전한 무역 거래에 대한 희망은 끝났다는 신호"라고 부연했다.
BBC는 "수낵 총리는 미국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그것은 양국 모두에게 우선선위가 아니다고 말했다"면서 "완전한 FTA에 대한 계획은 몇 달 전 포기됐다"고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대서양 선언은 새로운 양국 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이성적인 시도"라면서도 "그것은 전면적인 FTA에 대한 희망이 깨진 후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국 노동당은 "보수당 정부는 2019년 약속한 포괄적인 무역 협정 이행이나, 자동차 및 녹색 전환에 매우 중요한 IRA에 따른 동맹국 지위를 확보하지 못했다"면서 "바이든 미 행정부가 자국 내 일자리 창출을 위해 IRA를 제정하는 동안 (영국) 보수당 정부는 영국의 찬장을 헐벗게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수낵 총리는 이러한 비판에 대해 "이번 선언은 가능한 빨리 우리 시민들에게 가장 큰 이익을 줄 수 있는 것"이라면서 "양국 경제 관계가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wshi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