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대표팀, 최근 국제대회에서 연이어 부진
WBC 기간 음주 파문 겹치면서 부담감 커져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오는 9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 발표 기자회견을 한다. 이 자리에서 24명의 최종 명단도 공개된다.
태극마크를 다는 건 선수로서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영광 중 하나다. 그만큼 무게도 결코 가볍지 않다.
이번 대표팀이 짊어질 태극마크는 더욱 무거울 전망이다. 대표팀을 둘러싼 분위기가 가뜩이나 냉랭해져 있는 탓이다.
2020 도쿄올림픽에서 야구대표팀은 참가 6개국 중 4위에 그쳤다.
지난 3월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1라운드 2승2패로 3위에 그쳐 2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3회 대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이다.
야구는 국내 프로스포츠 중 단연 최고 인기 종목으로 꼽힌다. 그만큼 많은 팬덤을 보유하고 있고, 선수들도 좋은 대우를 받는다. 하지만 국제 무대만 서면 세계와의 기량 차이를 넘어서지 못한 채 '우물 안 개구리'란 지적을 피하지 못한다.
김광현(SSG 랜더스), 이용찬(NC 다이노스), 정철원(두산 베어스)이 대회 기간 유흥업소에서 술을 마신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졸전으로 충격을 안긴 대회 기간, 선수들이 유흥업소를 찾아 술을 마셨다는 사실은 곧 큰 파문을 불러왔다.
공개 사과를 한 이들에 대해 7일 상벌위원회는 품위손상에 근거해 제재를 내렸다. 두 차례 유흥주점에 방문한 김광현은 사회봉사 80시간 및 제재금 500만원, 한 차례씩 유흥주점에 출입한 이용찬, 정철원은 각각 사회봉사 40시간에 제재금 300만원의 징계를 받았다.
팬들의 마음을 다시 돌리기 위해서는 이번 대표팀의 활약이 더욱 중요해졌다. 성적도, 책임감도 여느 대회보다 더 요구되는 분위기다.
아시안게임도 쉬운 무대는 아니다. 최정예가 나섰지만 정상으로 가는 길은 늘 순탄치 않았다. 2006 도하 아시안게임에서는 오승환(삼성 라이온즈), 이대호(은퇴) 등이 나서고도 대만, 일본에 패하며 동메달을 얻는 데 그치기도 했다.
이번 대회는 멤버 구성도 다르다. 세대교체를 염두에 두고 만 25세 이하 또는 입단 4년차 이하 선수들로 대표팀을 구성하기로 했다. 나이와 연차에 구애받지 않는 와일드카드는 3명으로 한정했다.
쉽지 않은 출발이지만 이전 보다 젊어질 대표팀이 국제 무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성적까지 낸다면 KBO리그에 모처럼 신바람을 불어넣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가기엔 여정이 간단치만은 않은 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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