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도 경고…깡통전세 8.3%→25.9%
올 하반기~내년 상반기에 만기도래
반포 아파트 전세도 1년 만에 9억↓
"비아파트 시장, 전세 회복속도 늦어"
수도권의 경우 2021~2022년 전셋값이 고점을 찍은 후 하락세를 유지하는 지역이 많은데, 가뜩이나 시세는 내린 상황에서 전세사기 등으로 수요가 줄면서 기존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경우가 늘어날 전망이다.
6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보고서 '깡통전세·역전세 현황 및 시사점'에 따르면 잔존 전세계약 중 깡통전세 위험가구 비중은 지난해 1월 2.8%(5만6000가구)에서 지난 4월 8.3%(16만3000가구)로 크게 증가했다. 역전세 위험가구 비중은 같은 기간 25.9%(51만7000가구)에서 52.4%(102만6000가구)로 늘었다.
깡통전세는 매매시세가 기존 전세보증금보다 낮은 경우, 역전세는 전세시세가 보증금보다 낮은 경우를 말한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의 깡통전세 및 역전세 위험가구 비중이 각각 1.3%, 48.3%였다. 경기·인천은 6.0%와 56.5%였다.
4월 기준 깡통전세에 해당하는 주택 36.7%는 올 하반기, 36.2%는 내년 상반기에 각각 만기도래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집주인이 집을 팔아도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온전히 내주기 어려운 것이다.
역전세난은 비단 빌라, 다가구주택에만 해당하는 얘기는 아니다. 강남권 유명 아파트단지에서도 1~2년 전보다 전세 시세가 급락한 경우가 적지 않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면적 84㎡는 지난 4월21일 13억원(13층)에 전세계약이 이뤄졌다. 지난해 5월19일 22억원(9층)에 비하면 9억원이 낮아진 것이다. 서초구 일대는 2990가구 규모의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가 올 하반기 입주를 앞두고 있는 등 입주물량 영향에 전셋값이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어 전세시장 약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다만 최근들어 핵심지 아파트 매매가격이 다시 반등하고 있어 아파트의 경우 깡통전세의 우려는 덜하다. 오히려 시중금리가 안정되면서 월세로 쏠렸던 수요가 일부 전세로 돌아서는 모습도 나타난다. 역시 문제는 빌라 전세시장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 고점은 표본조사 통계 기준 2022년 1월, 실제 고점 계약은 2021년 4분기~2022년 3분기까지 많았기 때문에 재계약이 돌아오는 2년 뒤가 올 하반기에서 내년 상반기"라며 "이 여파로 역전세난은 국지적으로, 비성수기일수록 지속될 수 있다"고 했다. 박 수석전문위원은 "기준금리가 내리고 아파트 시장이 활기를 띠면 역전세난은 다소 완화될 여지도 있지만 상품별로 차이가 날 수 있다"며 "비아파트 시장일수록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가 당분간 나타날 수 있어 다세대, 다가구주택 등은 아파트보다 전세시장의 회복 속도가 상대적으로 늦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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