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28도, 습도 80% 초여름이 가장 위험
충북 중부지역 확산…의심신고도 잇따라
충북 제천시 봉양읍 과수농민 A(66)씨는 "우리 동네로 화상병이 확산되지 않을까 큰 걱정"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5일 충북도 등에 따르면 이날까지 도내에서는 충주와 제천, 증평, 괴산, 진천 등 사과·배 37개 농가에서 과수화상병 40건이 발병했다. 지난달 9일 처음 발병한 이후 충주 30건, 제천 4건, 괴산·음성 각 2건, 진천·증평 각 1건 등이 발생했다.
과수화상병은 과수의 열매·잎·가지 등의 검은색 반점에서 시작돼 나무가 점차 말라 죽는 식물전염병으로 '과수흑사병'이라 불린다. 뾰족한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어 매몰 외엔 별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에 예방적 처분이 최선이다.
현행 지침에 따르면 과수화상병이 과수원 전체 나무의 5% 이상에서 발생하면 모든 나무를 뿌리째 뽑아 땅에 묻고, 과수원은 폐원처리된다. 5% 미만 나무의 경우 감염 과수를 부분 매몰한다.
지난 4월 저온 피해를 겪은 농민들은 과수화상병 확산이 큰 걱정이다.
전국적으로도 경기와 충남, 강원 등지로 번지는 추세다. 지난달 26일 42곳에서 지난 2일 69곳으로 일주일 새 64% 증가했다.
농정당국은 과수화상병 위기관리를 '주의'에서 '경계'로 강화하고 예방 방제활동에 나서고 있다.
제천시농기센터 관계자는 "화상병 발생이 이어지다보니 제천지역 과수농가들도 불안감을 보이고 있다"며 "이틀에 한번꼴로 화상병 의심신고가 들어오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기온과 습도가 올라가는 이달부터 발병규모가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도농기원 관계자는 "과수화상병 병원균은 기온 25~28도, 습도 80% 정도에서 가장 증식이 활발하다"며 "덥고 비가 자주 오는 날씨에다가 농작업도 많은 6월 확산세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도내 시군들을 확산 방지에 고삐를 당기고 있다.
이외에도 발생지 접경지역에 현수막을 설치하고 화상병 예찰요원을 추가 배치하는 등 화상병 확산 차단에 나서고 있다.
화상병이 처음 발생한 증평군은 이재영 군수 주재로 긴급회의를 열어 대책마련에 나서는 한편 감염 나무 매몰작업과 함께 긴급 방제약제와 생석회 등을 농가에 배부했다.
충주에 접해 있는 제천과 단양 등 북부권은 물론, 아직 화상병이 발생하지 않은 보은·옥천·영동 등 남부권 지자체들도 화상병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단양군은 제천지역 화상병 발생 직후 지역 과원을 대상으로 화상병 전수검사를 실시했고, 화상병 예찰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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