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지주 내 '신유열 승계 작업 준비' 조직 구성
'뉴롯데' 미래 신사업 성과와 연계, 지배력 확보
5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최근 이훈기 ESG경영혁신실장(사장) 산하 조직으로 '미래성장TF'를 출범해 가동 중이다.
이 TF는 '뉴 롯데'의 미래 먹거리 사업을 조율하는 동시에, 그룹의 중요 현안인 오너 3세 승계 작업을 위한 역할도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1955년생)의 장남 신유열씨가 롯데케미칼 상무로 승진하면서 본격적으로 롯데가(家) 3세 승계 작업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높았다. 그룹 안팎에서 이 팀이 사실상 '신유열 TF'로 불리는 이유다.
신 상무는 1986년생으로 미국 컬럼비아대 MBA를 마치고 일본 롯데를 거쳐 롯데케미칼에서 ▲기초소재 동경지사 영업 ▲신사업 담당을 맡고 있는데, 지난해 하반기부터 석유·화학 부문 뿐 아니라 유통·호텔·건설 등 그룹 내 타 사업군까지 경영 보폭을 대폭 넓히고 있다.
현재 롯데그룹은 ▲헬스앤웰니스 ▲모빌리티 ▲지속가능성 ▲뉴라이프 플랫폼 등 4대 테마를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제시하고 M&A(인수합병)를 통한 시장 지배력 확대와 사업 포트폴리오 재구성을 추진 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미래성장TF가 차후 '신유열 시대'에 본격화할 롯데의 신사업 분야 성과를 지원하면서, 승계 당위성을 확보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재계에선 이미 신 상무가 경영 무대에 데뷔를 하면서 롯데그룹의 승계 작업이 본궤도에 올라섰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신 상무의 '커리어 패스'(Career Path)가 아버지 신 회장 경영 수업 경로와 닮은 꼴을 보이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신 상무는 1986년생으로 일본 게이오대와 미국 컬럼비아대 MBA(경영학석사)를 졸업했으며 노무라증권을 거쳤는데, 이는 신 회장 궤적과 비슷하다.
이후 신 상무는 2020년 일본 롯데와 일본 롯데홀딩스에 입사했고 2020년엔 국내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에 입사해 지난해 1분기 상무보에 올랐다.
우선 지난해 8월 신 회장의 베트남 출장에 동행해 눈길을 끌었다. 베트남은 한국·일본에 이은 '롯데의 제3 거점국'으로 불릴 정도로 중요성이 높은 시장이고, 롯데백화점(롯데쇼핑)의 복합 테마 쇼핑몰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8월 오픈 예정) 등 새 대형 프로젝트들이 있다.
또 같은 해 9월엔 롯데·노무라 교류회에 얼굴을 비추면서 전면에 등장한 바 있다.
이에 더해 지난해 말 정기 임원 인사에서 상무로 승진했면서 경영 행보에 더 속도를 냈다. 올해 들어서도 신 회장과 다수 대외 행사에 동행하거나 단독 행보를 통해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일례로 신 상무는 지난 1월 열린 롯데그룹 사장단 회의인 밸류크리에이션미팅(VCM)에 처음 참석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같은 달 신 상무는 2021년 신 회장이 방문했던 경기 안산 공장을 찾았는데, 이는 신사업 관련 현장 경영 일환으로 해석됐다.
지난 3월 '명품왕'으로 불리는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헤네시(LVMH) 총괄회장이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를 방문했을 때는 현장에서 신 회장과 함께 직접 아르노 회장을 맞이했다.
신 회장이 아르노 회장을 마중할 때 바로 옆에 섰고, 매장을 순회하는 과정에서도 지근거리에서 일정을 챙기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지난 4월엔 신 회장이 미국 하와이 여자프로골프(LPGA) 롯데챔피언십에 참석하는 일정에도 신 상무가 동행했다고 알려져 있다. 지난달엔 호텔롯데 창립 50주년 기념식에도 모습을 보였는데, 호텔롯데는 한국 롯데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상징적 계열사이다 보니 신 상무가 그룹 내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재계 관계자는 "신 상무의 국내 롯데그룹 계열사 지분 보유, 국적 및 병역 문제 등이 승계 준비 과정에서의 남은 과제로 언급되고 있다"며 "일단 2~3년 뒤에는 국적·병역 이슈가 일정 부분 해소되는 만큼 미래성장TF에서 선제 대응을 통해 그룹 지배력을 사전에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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