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정찰위성 발사도 결국 ICBM과 연관 있어"
"中 마이크론 제재는 경제적 강압…동맹과 대화 중요"
랜들 슈라이버 전 미국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최근 워싱턴 특파원단 및 코트라(KOTRA)와의 공동 인터뷰에서 "북한은 오랫동안 어떤 형태로건 압박을 받았고, 여전히 핵무기와 그 투발 시스템 개발에 노력해 왔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비확산 문제를 다루는 동시에 북한과 긴장을 줄이기 위한 대화 재개의 창의적인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그는 이어 "이제는 ICBM 역량을 갖춘 핵 무장한 북한이라는 현실을 다뤄야 한다"라고 했다.
지난달 31일 북한의 군사 정찰위성 발사 실패와 관련해서는 "위성 발사 역시 ICBM 부분에 적용할 수 있는 노하우에 기여한다는 데 의문의 여지가 없다"라며 "특히 실패란 실제로는 학습의 기회"라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ICBM 역량 개발을 완료했고 위성과 우주 전략에도 관심이 있다며 "이를 분리해서 볼 수도 있지만, 실패에서 얻는 교훈과 기술 측면에서 본다면 (이번 발사가) ICBM과 매우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라고 말했다.
북한이 발사 직후 실패를 인정한 데 대해서는 "그들에게는 아마도 다른 선택지가 없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 등이 발사의 구체적인 정황을 추적·분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슈라이버 전 차관보는 한·미 양국이 강력한 훈련을 통해 군사 동맹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 국빈 방미를 계기로 발표된 워싱턴 선언이 이런 행보에 도움이 된다고도 봤다.
그는 이어 "북한이 계속 역량을 개발하고 있다"라며 확장억제에 관한 양국 간 논의를 늘 새로운 버전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북한 문제에 관한 한·미·일 삼국 간 협력의 중요성도 설파했다.
한편 그는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지렛대 역할을 두고는 "그에 관해서는 의심스럽게 생각한다"라며 "우리는 수십 년간 그런 노력(북한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을 활용하려는 노력)을 해 왔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중국은 그들의 경제적 지렛대를 (북한 문제) 해결에 사용하지 않기로 선택했다"라며 "북한의 정권을 유지하기로 택했다"라고 지적했다. 북한의 거듭된 유엔 안보리 결의안 위반에 중국이 대응하지 않는다고도 언급했다.
이런 맥락에서 그는 "중국이 북한을 문제로 인식하고 그들 지렛대를 사용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비확산에 정말로 관심이 있는 국가와 협력하는 것"이라고 했다.
슈라이버 전 차관보는 한국과 일본, 호주를 이런 국가의 예시로 들며 "중국이 이런 유의 대화에 건설적으로 참여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고는 크게 믿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인터뷰에서는 중국의 경제 강압에 대한 발언도 나왔다. 그는 특히 중국의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제재가 경제적 강압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전적으로 경제적 강압"이라며 "미국만의 일도 아니다"라고 했다.
마이크론 제재가 중국이 일본, 호주 등 다른 국가에도 행해온 관행과 동일하다는 게 그의 시각이다. 다만 그 대응에 관해서는 "동맹과 이 문제에 관해 대화를 나누고 그들이 가졌을 우려를 청취하는 게 좋다"라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이날 "중국에서 사업을 할 때는 그 비용도 따라온다"라고 했다. 그는 특히 지식재산권(IP)을 예로 들며 "단기적으로 이익으로 보일 수 있지만, (중국과의 사업에는) 결국 대가가 따른다"라고 말했다.
슈라이버 전 차관보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시절 국무부에서 동아태 담당 부차관보를 지냈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지난 2018년 1월~2019년 12월에는 국방부 차관보를 지냈다. 중국 및 북한 관련 안보 전문가로 꼽힌다.
◎공감언론 뉴시스 imzero@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