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사망 '구의역 김군' 26번째 생일
인원 감축 등으로 인한 사고는 우려
"노동자 안전과 시민 안전 무관치 않아"
노동자는 여전히 사고 우려…
[서울=뉴시스]임철휘 기자 = "생일날 저랑 방탈출 카페에 가려고 했어요. 그런데 (생일) 전날 사고가 터진 거죠. 처음엔 안 믿었는데…"
'구의역 김군'의 직장 동료였던 박창수(35)씨는 7년 전 사고 당시를 이렇게 떠올렸다. 박씨는 김군이 숨진 구의역 승강장을 바라보며 "적은 월급으로 동생 용돈을 챙겨주던 참 착한 애였다. 꿈이 기관사였다"고 그를 회상했다. 이날 김군 대신 생일 케이크에 촛불을 끈 이도 박씨였다.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김군의 26번째 생일을 맞아 29일 오후 4시께 서울 광진구 구의역 9-4 승강장에서 '김군 생일 기념식'을 열었다. 지난 22일부터 시작된 '구의역 참사 7주기 추모주간'의 마지막 일정으로 서울교통공사 노조와 이은주 정의당 의원 등이 이날 행사에 참석했다.
행사는 김군의 생일 케이크에 불을 붙이고 생일축하 노래를 부르는 등 순서로 20여분간 진행됐다.
이날 현장을 찾은 노동자들은 참사 이후 노동 환경이 일정 부분 개선됐다면서도, 서울시의 서울교통공사 인력 감축 방침 등으로 인한 노동 환경 악화를 우려했다.
임선재 서울교통공사 스크린도어 지회장은 "안전 문제는 곧 인원 문제와 직결되는데 서울시가 인력을 감축하겠다는 이야기가 나와 우려된다"며 "장기적으로 사고가 나지 않는 구조를 만들려면 조직을 안정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김군의 동료였던 박창수씨도 "지금까지 105명의 인원 감축이 있었다"며 "인력이 더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이 드니 동료들과 나의 안전이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노동자들의 안전과 시민의 안전이 무관하지 않다며, 노동자 안전을 더욱 신경 써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윤문상 서울교통공사 노조 노동안전국장은 "참사 이전 스크린도어는 시민들의 승하차 때 껴도 감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곤 했다"며 "참사 이후 노동자 안전을 위해 센서를 개선하자 시민들도 함께 안전해졌다"고 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이은주 정의당 의원도 "현장이 어떻게 해야 안전한지 가장 잘 아는 사람이 현장 노동자들이다"며 "일터의 노동자가 안전해야 시민도 안전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동자들이 의견이 반영되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군은 지난 2016년 5월28일 구의역 9-4 승강장에서 스크린도어를 혼자 수리하다 열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어 숨졌다. 숨진 다음 날은 그의 생일이었다. 당시 김군의 가방에는 수리 장비와 함께 먹지 못한 컵라면과 숟가락이 들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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