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3차 발사, 오늘 저녁 쏠 수 있을까

기사등록 2023/05/25 05:00:00

누리호, 제어컴퓨터 간 통신 이상으로 발사 일정 연기

전날 오후부터 원인 분석 총력…이르면 25일 18시24분 재도전

오늘 오전 발사관리위 다시 개최…발사 일정 재확정

[서울=뉴시스] 23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기립하고 있다.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2023.05.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고흥 나로우주센터=뉴시스]윤현성 기자 =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이르면 오늘(25일) 저녁 3차 발사 재도전에 나선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이날 오전 중 누리호 발사관리위원회를 열고 발사 일정을 다시 결정할 예정이다.

25일 과기정통부와 항우연에 따르면 누리호는 발사 하루 전인 24일 오후 3시 기술적 문제가 발생해 발사 일정을 연기했다. 누리호 기체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며, 발사 제어컴퓨터와 발사대 설비를 제어하는 컴퓨터 간 통신 이상이 발생했다.

당초 누리호는 지난 23일 오전 발사대로 이송, 기립된 뒤 발사체에 전원과 추진제(연료·산화제 등)를 공급하기 위한 케이블인 '엄빌리칼'까지 이상 없이 연결했다.

이후 전날 오전 발사관리위를 열어 기상 및 발사준비현황을 점검한 결과 문제가 없다고 판단돼 24일 오후 6시24분을 발사시각으로 최종 확정했으나, 발사 3시간 여를 앞두고 문제가 포착됐다.
[서울=뉴시스] 고정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 고도화사업단장이 24일 오후 전라남도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프레스룸에서 누리호 3차 발사 취소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2023.05.2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발사관리위에 따르면 23일 진행된 엄벌리칼 연결 및 점검 과정에서는 제어 컴퓨터 간 통신 문제가 포착되지 않았다.

과기정통부와 항우연은 문제가 포착된 직후부터 곧바로 문제 원인 분석 및 해결을 시도했다. 누리호의 연료인 액체산소의 기화를 막기 위해서는 '극저온헬륨'이 기체에 공급해 냉각 시켜야 하는데, 통신 문제는 이 극저온헬륨 공급용 밸브를 제어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

밸브의 수동 작동은 가능한 만큼 하드웨어 장비 문제는 아니었으며, 시스템으로 밸브를 자동 작동할 경우에만 문제가 발생해 소프트웨어 문제인 것으로 분석됐다.

발사체 장비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지상 통신 장비의 문제였던 만큼 과기정통부와 항우연은 누리호를 발사대에 기립시킨 채 문제 해결에 나섰다. 지난해 2차 발사 당시 누리호 내부 센서에 문제가 발생해 불가피하게 누리호를 조립동으로 이송시켰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항우연 연구진은 문제 파악 이후 곧바로 통신 이상 현상에 대한 원인 규명 및 해결 방안 검토를 시작해 밤늦게까지 작업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과기정통부와 항우연이 문제 해결 여부에 대해서 공식적으로 발표하진 않았으나, 문제 해결이 예상보다 빠르게 이뤄질 경우 하루 미뤄진 오후 6시24분 누리호 3차 발사가 다시 시도될 수 있다. 누리호의 발사 예비기간은 25~31일인데, 이 기간 중에 발사를 재시도하더라도 오후 6시24분에서 큰 변동이 없을 가능성이 크다.

누리호에 탑재된 '차세대 소형위성 2호'는 지상관측장비가 많은 전력을 소모하기 때문에 반드시 태양빛을 계속 받아야만 한다. 이를 위해 차소위성 2호를 '여명-황혼 궤도'에 쏘아올려야 하는데, 해당 궤도 진입을 위해서는 누리호가 오후 6시24분 전후 30분 내에 발사돼야만 한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누리호 3차 발사가 취소된 24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발사 취소 뉴스를 보고 있다. 2023.05.24. kgb@newsis.com

아울러 차소위성 2호를 비롯해 누리호에 탑재된 위성 8기는 발사대에 기립한 채로 수일 가량을 버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발사대에 누리호가 기립하면 내부에 탑재된 위성을 보호하기 위해 24시간 깨끗한 공기를 공급하는 시스템이 가동되는데, 이 시스템이 발사 예비기간인 31일까지는 문제 없이 버틸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가장 이상적인 경우는 전날 발견된 문제가 경미한 수준이어서 이날 저녁 곧바로 재도전에 나서는 것이다. 다만 이번 문제가 지난 1~2차 발사 때는 발생한 바 없는 유례없는 경우인 만큼 추가 작업이 장기간 걸릴 수 있다는 우려 또한 있다. 발사 예비 기간인 31일을 넘어서까지 재도전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 발사관리위를 통해 누리호 발사 시점을 처음부터 다시 정해야 한다. 이 경우 여름철 폭염, 장마, 태풍 등이 나타날 수 있는 만큼 발사 시기가 가을 즈음까지로 넘어가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과기정통부와 항우연은 이날 오전 중 발사관리위를 다시 열어 누리호 준비 상황을 점검하고 발사 시각을 재확정할 예정이다. 이르면 이날 저녁 누리호가 우주로 향하게 되는 가운데 발사 예비일 중 누리호 3차 발사가 이뤄질 지, 아니면 예상 이상으로 일정이 연기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전날 누리호 3차 발사 일정 연기가 확정된 이후 기자들과 만나 "예기치 못한 문제가 생겨 아쉬운 부분이 많을 거라 생각한다. 최대한 문제 원인을 살펴서 25일 중 발사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며 "(발사 준비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꼼꼼히 챙겨보겠다. 긍정적이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syhs@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