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용 "前정부, 北선의 기댄 가짜평화"…野 "거짓말, 싸우자는 거냐"

기사등록 2023/05/24 17:55:18 최종수정 2023/05/24 20:56:05

4성장군 출신 野김병주 "조 실장 거짓말"

조태용 "前 정부, 비핵화 의지 없었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 2023.05.24.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을 '상대의 선의에 기대는 가짜 평화'라고 지적한 데에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거짓말, 싸우자는 거냐"고 반발했다. 이에 조 실장은 "거짓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맞섰다.

조 실장은 24일 오후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며 "상대의 선의에 기대는 가짜 평화가 아닌 압도적 힘에 의한 평화로 미래 세대들이 안심하고 꿈을 키워나갈 수 있는 튼튼한 안보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측에서는 즉각 반격이 나왔다. 4성 장군 출신인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안보실장이 인사말씀을 했는데 여기 거짓말이 있다. '북한의 선의에만 기댔던 대한민국의 안보' 그리고 '가짜 안보 평화'. 저는 39년 동안 군복을 입고 있으면서 노심초사하면서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서 대비해 왔다"고 말했다.

조 실장은 즉각 "신성한 국회에 와서 안보실장이 국회 운영위 보고를 드렸는데 그 말이 거짓말이라고 하니 가만히 있는 게 국민에 대한 도리 아니다"며 "(전 정부가) 과연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있었느냐"라고 되물었다.

야당 측에서는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라는 고성이 나왔다. 조 실장은 이어 "(비핵화 의지가) 없었습니다"라며 "따라서 이는 '북한 선의에만 기댄 가짜 평화'라는 말을 제가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저는 거짓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조 실장의 발언이 끝나자 장내에서는 상당한 소란이 일었다. "싸우자는 거에요?"라는 야당 의원의 고성에 조 실장은 "김병주 의원이 제 말을 거짓말이라고 했다. 이게 싸우자는 게 아니고 뭡니까"라며 받아쳤다.

조 실장은 이어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이 해당 발언에 대한 해명의 기회를 주자 다시 한번 "안보실장으로서 책임을 갖고 나와 있는 자리에서, 책임을 갖고 준비한 보고서에서 드린 말씀을 거짓말이라고 하면 제 자리에서는 제 위치에 대해서는 제 할 말을 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답을 하지 않으면 제가 할 일을 안 하는, 직무유기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 정보기관의 한국 도감청 의혹에 대해서는 "(도감청이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 실장은 '미국이 유감 표시를 했다고 대통령실이 발표한 건 도감청 사실을 인정한 게 아닌가'라는 질문을 받고 "아니다. 정상 방미를 앞두고, 중요한 행사를 앞두고 이런 논란을 일으킨 것에 대해 유감을 표시한 거다"고 설명했다.

또 이 문제에 대해 후속 조치를 하고 있다며 "내부적으로도 사실관계 파악을 하고 있다"고 했다.

조 실장은 미국 언론이 한국 정부 도감청 내용이라고 보도한 내용과 해당 보도에 등장한 안보실 관계자들의 실제 기억을 대조했을 때 다른 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측에도 사실이 아닌 부분이 많이 있다는 이야기를 했다"며 "미국 측의 이야기를 듣고 우리의 판단을 내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sound@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