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제어컴퓨터 통신 이상…문제 해결시 내일 오후 발사 재시도(종합)

기사등록 2023/05/24 16:58:44 최종수정 2023/05/24 17:02:32

극저온헬륨 밸브 제어 과정서 문제…제어컴퓨터 간 통신 이상 추정

자동운용모드 돌입 시 문제 가능성…이르면 25일 18시24분 재도전

"가장 중요한 건 철저한 보완 조치…오늘 늦게까지 확인 작업 할 것"

[서울=뉴시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23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발사대에 고정돼 있다.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제공) 2023.05.2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3차 발사 준비 과정에서 기술적 문제가 발생하며 당초 예정했던 24일 오후 6시24분 발사를 취소했다. 다만 누리호 기체 내부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은 아니고, 준비 작업을 진행하는 지상 컴퓨터 장비 등에서 결함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내일 오전까지 문제가 완전 해결된다면 당일 오후 같은 시각 누리호 발사 재도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누리호 3차 발사를 위한 최종 점검 및 준비 작업 과정에서 24일 오후 3시께 기술적 문제가 발생해 발사를 최종 취소했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와 항우연은 25일 오전 중 누리호 발사관리위원회를 다시 열고 상황을 종합 검토한 뒤 향후 발사 일정을 발표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와 항우연에 따르면 누리호에 극저온헬륨을 공급하는 밸브를 제어하는 과정에서 발사 제어 컴퓨터와 발사대 설비 제어 컴퓨터 간에 통신 이상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누리호는 발사 하루 전인 23일 발사대로 이송한 뒤 추진제 공급을 위한 엄빌리칼을 연결하고 여러 점검을 진행했는데, 이날 발생한 문제는 전날 점검 과정에서 포착되지 않았다.

다만 극저온헬륨 공급용 밸브 자체에 문제가 있진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밸브의 수동 작동은 가능하나, 시스템으로 자동 작동할 경우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과기정통부와 항우연은 문제가 발생하자 발사관리위를 긴급 개최하고 준비 상황 등을 다시 점검했다. 점검 결과 발사 10분 전 자동운용모드에 들어갈 경우 밸브에서 다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부득이하게 발사를 취소하게 됐다.

이번 문제는 누리호에 추진제(연료·산화제 등)를 공급하기 위한 냉각 작업을 시작하기 직전에 발견됐다. 이로 인해 당초 예정됐던 추진제 충전 작업도 아예 시작되지 않았다.

누리호 기체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 아닌 만큼 누리호는 여전히 발사대에서 기립 상태를 유지한 채 대기하고 있다. 현재 항우연 기술진과 발사대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제작 기업 등을 중심으로 문제 원인 분석 및 해결을 시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통신 컴퓨터 간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는 있으나 아직 구체적인 원인은 파악되지 않았다. 과기정통부와 항우연은 통신 장비(하드웨어) 문제, 소프트웨어 문제, 혹은 둘 다 문제가 있는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점검을 진행할 방침이다.
[고흥 나로우주센터=뉴시스] 오태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이 24일 오후 전라남도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프레스룸에서 '누리호 3차 발사시각(18시24분)'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아울러 누리호 3차 발사 재도전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25일 발사 가능 여부를 비롯한 재도전 시점은 이날 저녁 이뤄질 문제 원인 파악 및 해결 여부에 달려있다. 과기정통부와 항우연은 내일 오전까지 문제가 모두 해결될 경우 발사관리위를 다시 개최해 기상 및 준비상황을 재점검할 방침이다.

문제가 예상보다 빠르게 해결될 경우에는 하루 미뤄진 25일 오후 6시24분 누리호 3차 발사가 다시 시도될 가능성도 있다.

누리호는 지난해 6월 진행된 2차 발사에서도 기상 문제 및 발사체 문제 등으로 일정이 2차례 미뤄진 바 있다. 특히 당시에는 기체 내부의 센서에서 문제가 발생하며 누리호가 아예 발사대에서 내려와 발사체 조립동으로 돌아간 뒤 점검을 진행하기도 했다.

2차 발사 때와 달리 이번 문제는 누리호가 아닌 지상 통신 시스템에서 문제가 발생한 만큼 누리호를 굳이 발사대에서 내릴 필요가 없다는 게 항우연의 설명이다.

다만 누리호에 탑재된 위성이 발사대에 기립한 채로 견딜 수 있는 시간이 며칠 정도에 그치기 때문에 발사 일정이 예상 이상으로 미뤄질 경우에는 조립동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고정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고도화사업단장은 "발사체는 물론 발사대에도 수만가지 부품들이 들어가고, 그것을 운영하기 위한 여러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도 많다보니 문제 발생 가능성이 늘 조금씩은 있다"며 "문제가 발생하면 보완 조치를 철저히 하고 발사를 재개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오늘 늦게까지 확인 작업을 계속해서 최대한 빠르게 보완 조치를 마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태석 과기정통부 1차관은 "예기치 않은 일이 발생했는데, 이런 일을 통해서 또 하나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게 되는 것 아닌가 싶다"며 "안전하고 성공적인 누리호 3차 발사를 위해 25일 오전 중 발사관리위원회를 개최해 상황을 종합 검토한 후 발사 일정을 다시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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