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위성 8기 싣고 첫 상용 발사…기상 조건도 양호
변수 없으면 18시24분 발사…이륙 후 19분 내 비행 종료
이륙 783초 뒤 550㎞ 상공서 8기 위성 20초 간격으로 분리
지난해 누리호 발사 최초 성공에 이어 이번 3차 발사까지 성공하게 된다면 민간기업이 최초로 참여해 성공한 로켓 발사, 실용 위성을 처음으로 쏘아올린 독자 발사체 상용화의 첫 사례로 기록될 예정이다.
2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누리호는 전날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 기립·고정된 뒤 발사 준비 작업을 모두 마쳤다. 전원 및 추진제(연료·산화제) 등을 충전하기 위한 엄빌리칼 연결 및 기밀점검(연료 등 누출 가능성 점검)까지 이상 없이 마무리 한 뒤 발사를 눈앞에 두고 있다.
◆기상상황 모두 '무난'…37만개 달하는 누리호 부품, 끝까지 신중해야
이미 지난해 2차 발사에서 많은 우여곡절을 겪은 만큼 이번 3차 발사는 비교적 수월하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6월 2차 발사에서는 강풍, 센서 이상 등으로 인해 2차례 일정이 연기된 바 있다. 당초 예정됐던 6월15일엔 기상 악화, 16일엔 산화제 레벨센서 부품 이상이 발생하며 21일에서야 발사에 성공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기상 상황은 무난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발사대가 있는 전남 고흥의 날씨는 기온 20℃ 내외, 강수확률 0~20%, 풍속 1~4m/s, 습도 70~80% 수준이다.
누리호가 발사되기 위해서 온도는 영하 10℃에서 영상 35℃여야 하고, 지상풍은 평균 풍속 15m, 순간 최대풍속 21m를 넘어선 안된다. 또 비행 경로 상에 번개 방전 가능성도 없어야 한다. 이같은 기상 조건을 여유 있게 충족한 셈이다.
물론 완전히 마음을 놓을 수는 없다. 2차 발사에서도 약 37만개에 달하는 부품 가운데 단 1개의 센서의 문제로 일정이 일주일 가량 미뤄진 만큼 기술적 변수는 끝까지 주시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이번 발사의 주탑재위성인 차세대소형위성 2호를 임무 수행을 위한 '여명-황혼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서는 오후 6시24분 전후 30분으로 단 1시간에 불과하다. 만약 이 시간을 놓친다면 발사 예비기간인 25~31일 중 같은 시간대에 재도전에 나서야 한다. 발사 예비기간까지 모두 놓치는 최악의 상황이 닥칠 경우엔 한여름 장마와 폭염 등이 지나간 가을께 재도전을 해야 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이미 성공한 2차와 제원·절차 모두 비슷…"진짜 승객 데리고 우주로"
이번에 발사되는 누리호의 제원은 2차 발사 때와 거의 동일하다. 총 3단부로 구성돼 길이 47.2m, 중량 200톤에 탑재중량은 1500㎏에 달한다. 1단과 2단에는 75톤급 액체엔진이 각각 4기, 1기씩 장착됐고 3단에는 7톤급 액체엔진 1기가 탑재됐다. 투입궤도는 600~800㎞인데, 이번에는 이보다 조금 낮은 550㎞ 목표 궤도에 실용 위성들을 올려놓게 된다.
지난 발사와 절차, 제원 등이 대부분 비슷하지만 항우연은 1~2차 시험 비행 결과를 토대로 성능 모델과 추진제(연료) 탑재량을 일부 조정하고, 3단부의 구조를 보강했다.
이번 3차 발사는 종전의 발사와 달리 실제 임무에 활용되는 위성을 싣는다. 1차 발사 때는 위성모사체(더미위성)만 탑재하고 2차 발사 때는 더미위성과 성능검증위성(큐브위성 4기 포함)을 쏘아올렸다면 이번에는 향후 수년 간 우주 임무를 수행하는 실용위성 8기와 함께 발사된다. 이를 두고 항우연은 "누리호가 마침내 진짜 승객을 데리고 우주에 간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우리나라가 자체 제작한 발사체에 우리나라 산·학·연이 개발한 위성들이 실려 우주로 나가게 되는 만큼 이번 3차 발사도 그 의의가 크다. 향후 진행될 누리호 후속 발사와 차세대 발사체 사업에서 민간의 역할이 더 커지는 만큼 누리호 상용화와 뉴스페이스 시대 개막의 주춧돌이 될 수 있다.
◆오늘 오후 2시 최종 발사 시각 발표…변수 없으면 오후 6시24분 유력
누리호는 이날 오전부터 최종 발사 운용 최종점검 등을 진행하게 된다. 발사관리위원회는 기상상황, 우주물체 충돌 가능성, 우주환경 영향 등을 점검한 뒤 오후 2시께 발사시각을 최종 확정해 발표한다. 현재까지 파악된 대로 별다른 변수가 없다면 오후 6시24분이 유력하다.
발사 시간이 최종 확정되면 비로소 본격적인 발사 준비에 들어간다. 발사 역 4시간 전에는 액체산소 공급라인 및 탱크 냉각을 시작하고, 이후 기체에 케로신과 액체산소(LOX)를 충전하게 된다.
이어 누리호 기립 장치 철수 작업과 관성항법유도시스템 정렬이 시작된다. 기립 장치 철수가 완료되면 마침내 발사 여부(Go/No-go)를 결정하게 된다.
발사 10분 전부터는 '발사자동운용(PLO)'이 시작돼 사람이 아닌 관제시스템에 의해 자동적으로 발사 절차가 이뤄진다. PLO가 한 번 가동되면 수동으로는 멈출 수 없으며, 문제가 포착되면 시스템에 의해 발사 절차가 자동 중단된다.
PLO를 통해 1단 엔진 추력이 300톤에 도달하면 발사체 고정장치 해제 명령이 떨어지고 누리호가 이륙하게 된다.
◆19분 만에 모든 비행 절차 종료…발사 후 1시간20분 뒤 성공 여부 공식 발표 예정
이같은 모든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고 무사히 발사가 진행된다면 누리호는 이륙한 지 125초가 지난 뒤 고도 64.5㎞에 도달해 1단을 분리하게 된다. 이륙 234초 뒤엔 고도 204㎞에서 페어링 분리, 272초 뒤엔 고도 258㎞에서 2단 분리가 이뤄진다.
누리호 3차 발사의 목표 궤도인 550㎞에는 이륙 783초 뒤에 도달하게 된다. 이 지점에서 가장 거대한 주탑재위성인 차세대소형위성 2호가 1차 분리되며, 이후 20초 간격으로 나머지 7개의 부탑재 위성이 같은 고도로 사출된다. 위성 분리 순서는 차세대소형위성 2호 → 져스텍의 'JAC' → 루미르의 'LUMIR-T1' → 카이로스페이스의 'KSAT3U' → 도요샛 1~4호 순이다.
특히 지난 2차 발사에는 누리호에 실린 성능검증위성 내에 큐브위성 4기가 별도 탑재돼 누리호 본체에서 분리된 성능검증위성이 큐브위성들을 다시 사출시켰다. 하지만 이번에는 8기의 위성이 모두 누리호 본체 3단에 탑재됐다는 것도 차이점이다.
누리호의 비행 종료는 이륙 후 1138초 뒤로 예상되고 있다. 단 18분58초 만에 누리호 3차 발사가 마무리 되는 것이다. 누리호는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돼 남쪽으로 비행하게 되는데 1단, 페어링, 2단의 예상 낙하지점은 발사장에서 각각 약 430㎞, 약 1585㎞, 약 2804㎞ 떨어진 해상으로 예측된다.
누리호와 관련한 비행통신장비는 추적레이더(고흥·제주), 광학추적장비(고흥), 원격자료수신장비(고흥·제주·팔라우) 등에 설치돼 있다. 과기정통부와 항우연은 이들 장비를 통해 발사된 누리호와 교신할 계획이다.
누리호 3차 발사의 성공 여부는 발사 후 약 1시간20분이 지난 뒤 공식 발표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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