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에 대규모 연등행렬…"마음에 평화의 밭 일궈야"

기사등록 2023/05/21 11:06:14 최종수정 2023/05/21 11:46:05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부처님오신날을 일주일 앞둔 20일 서울 종로 일대에서 불자들이 연등을 들고 행진을 하고 있다. 2023.05.20.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불기 2567년 부처님오신날을 일주일 앞두고 연등행렬이 서울 종로 일대에서 코로나19 이후 4년 만에 대규모로 진행됐다.

대한불교조계종 등 불교계 종단들로 구성된 연등회보존위원회에 따르면 연등행렬은 20일 오후 7시부터 흥인지문과 종로거리를 거쳐 종각사거리, 조계사 앞까지 행진했다.

연등회의 꽃으로 불리는 연등행렬엔 형형색색의 등불이 빛을 밝혔다. 연등회는 2012년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됐고, 2020년 12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부처님오신날을 일주일 앞둔 20일 서울 종로 일대에서 불자들이 연등을 들고 행진을 하고 있다. 2023.05.20. mangusta@newsis.com

선두에 선 취타대와 전통의장대 연주가 연등회 축제의 시작을 알렸고 사천왕, 어린 동자동녀, 부처의 어머니 마야부인 등의 행렬이 이어졌다. 행사엔 60개 단체 소속 약 5만명이 참가했고 법고등, 범종등, 운판등, 목어등을 비롯해 환경을 고려한 장엄등과 행렬등도 포함됐다. 불교를 대표하는 상징인 연꽃부터 호랑이, 사자, 코끼리, 용, 봉황, 잉어, 거북, 원앙 등으로 제작된 다채로운 연등이 도심을 수놓았다.

연등행렬에 앞서 서울 동국대 대운동장에선 연등회 개회를 알리는 연등법회가 열렸다. 연등회보존위원장이자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올해 봉축표어인 '마음의 평화 부처님 세상'을 강조하며 "마음에 평화의 밭을 일구어 매일매일을 오늘과 같은 축제의 날로 만들어 가자"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부처님오신날을 일주일 앞둔 20일 서울 종로 일대에서 불자들이 연등을 들고 행진을 하고 있다. 2023.05.20. mangusta@newsis.com
진우스님은 "지금 이 세상은 물질의 편리함에 인류의 정신이 구속되어 이기적인 탐욕 추구가 정당화되고 있다. 부처님께서는 탐욕으로 불타오르는 고통의 세상에서 신음하는 중생을 건지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어 "온 생명 모두 존귀하니 고통 속에 있는 중생 모두를 평안케 하리라는 말씀은 혁신적인 평등의 선언이며 일제 차별이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이루겠다는 간절한 평화의 선언이다. 부처님 오신 뜻을 바로 알고 실천할 때 개인은 마음의 평화를 이루고 세상은 조화와 상생의 기쁨을 누릴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부처님오신날을 일주일 앞둔 20일 서울 종로 일대에서 불자들이 연등을 들고 행진을 하고 있다. 2023.05.20. mangusta@newsis.com
이날 법회에는 진우스님을 비롯해 원로회의부의장 일면스님과 중앙종회의장 주경스님, 호계원장 보광스님, 중앙종무기관 부·실장스님, 한국불교종단협의회 각 종단 대표 등이 참석해 아기부처님을 목욕시키는 관불의식을 행하고 연등행렬의 의미를 밝히며 온 인류의 건강과 평화를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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