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권서영 인턴 기자 = 포식성이 강해 생태계 교란 생물로 분류된 '늑대거북'이 국내 하천에서 포획됐다.

10일 파충류·희귀동물 전문 유튜브 채널 '정브르'에는 '심각하네요, 우리나라 하천에서 잡힌 늑대거북이 이 정도 크기면 뉴스감 아닌가요'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정브르는 한 하천에서 훌치기 낚시를 하던 중 늑대거북을 잡았다는 한 구독자의 제보를 받고 현장으로 향했다.

늑대거북을 발견한 정브르는 "제가 본 늑대거북 중에서는 가장 큰 것 같다"며 "(몸에) 이끼가 있긴 하지만 생각보다 깔끔하다", "엄청나게 크다. 얼마나 잘 먹었으면 살도 엄청나게 찐 상태"고 밝혔다. 실제로 제보자가 포획한 늑대거북은 맨눈으로 볼 때 등갑이 30㎝ 이상이었으며, 무게 역시 10㎏ 이상 나갔다.

정브르는 제보자가 늑대거북을 잡았다는 하천을 찾아 "늑대거북이 살기 너무 좋은 환경"이라고도 평했다. 그는 "이런 곳에 늑대거북이 하나 있으면 최상위 포식자가 된다"며 "아무도 늑대거북을 죽일 수도, 괴롭힐 수도 없다", "늑대거북은 물가 근처의 땅에 깊게 굴을 파고 산란을 한다"고도 설명했다.

이어 정브르는 "실제로 미국에서는 늑대거북이나 악어거북에 의해서 발가락이 잘리는 등의 큰 부상을 입는 사례가 허다하다고 한다"며 "물속에서 잘 나오지 않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방생이나 유기가 되었을 때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만약 발견하더라도 맨손으로 가까이에 가면 안 된다"고도 덧붙였다.



정브르는 "해당 늑대거북을 수거한 뒤 지방자치단체에 연락했다"며 "여러분도 만약 이런 거북이를 발견한다면 시청에 연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만약 (늑대거북이) 낚시 등에 걸려서 잡혔을 때는 절대로 머리 쪽에 손을 대면 안 된다"며 "딱 우리나라 거북이가 아닌 것처럼 생기지 않았냐. 진짜 조심해야 한다는 걸 잊지 말라"고 부연했다.

이후 정브르는 시청 환경정책과와 연락을 취한 뒤 생태교란 제거반에 늑대거북을 인계했다. 그는 "시청에서 연락했고 담당자가 오신다고 하니 이 친구는 아쉽지만 보내야 할 것 같다"며 "한때는 사랑받는 생물이었고 가족도 있었을 텐데 (안타깝다). 키우기 힘들다고 이렇게 방생하시면 안 된다"고도 강조했다.

한편 북미가 원산지인 늑대거북은 새끼일 때 10㎝ 미만으로 매우 작아 귀여운 반려동물로 인기가 높았다. 그러나 다 자라면 몸집이 최대 50㎝까지 커지는 등 가정에서 키우기가 힘들어진다. 이 때문에 입양한 늑대거북을 연못이나 하천에 유기하는 사례가 발견되고 있다.

늑대거북은 지난해 10월 생태계 교란 생물로 지정됐다. 늑대거북을 기르고 있다면 거주 지역의 지방환경청에 문의해 사육 유예를 신청하거나 수거 센터에 가져다 주어야 한다. 또한 허가 없이 늑대거북을 함부로 유기하면 최대 2000만원의 벌금, 2년 이하의 징역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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