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 지도부나 대통령실과 사퇴 문제를 놓고 소통했느냐'는 질문에 "없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어제 저녁부터 여러번 생각했고 오늘 윤리위원회가 열리기 때문에 절 지지해준 지지자들과 논의하는 시간을 가지고 최종적으로 오전 9시에 기자회견장을 예약했다"고 밝혔다.
태 최고위원은 "지난 윤리위 이후 이틀동안 불면의 밤을 보냈다"며 "오늘이 바로 윤석열 정부 출범 1주년 되는 날인데 제가 무엇을 하고 해야할 지 고민했다"고 했다.
이어 "우리당 지도부와 윤석열 대통령이 오찬을 하게 되는데 그 오찬자리에 갈 김기현 당대표를 비롯해 지도부를 옆에서 바라보는 마음이 너무 괴로웠다"며 "당 지도부 성공을 위해 제 나름대로 노력했지만 본의 아니게 지도부에 누만 끼쳐드려 사퇴하는 게 당과 정부, 그리고 당원들의 기대에 맞는 일이라 생각해 결정했다"고 말했다.
태 최고위원은 "가장 괴로운 건 제 일탈 때문에 일부 최고위원들까지 불만이 큰 것을 보면서 저 때문에 주변분들의 마음에 부담을 지워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는 '일탈'이란 표현에 "최근 일어난 녹취록 논란을 포함한 당에 부담되는 모든 일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태 최고위원은 추후 행보에 대해 "어떤 특정한 걸 정해놓고 하겠다는 말이 아니라 제게 주어진 역사적 사명은 '한반도의 자유민주주의 통일'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런 역사적 사명을 놓고 긴 호흡으로 뚜벅뚜벅가겠다는 의미"라고 했다.
태 최고위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위해 소통관으로 이동하는 길에서 '윤 대통령과 통화를 했느냐'는 질문에 "그런 건 없다"고 말했다.
한편 태 최고위원은 이날 당 윤리위원회 징계 결정을 8시간 앞두고 자진사퇴했다. 태 최고위원은 9일 당 지도부가 있는 단체 sns방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저의 부족함으로 최근 여러 논란을 만들어 국민과 당원들, 당과 윤석열 정부에 큰 누를 끼쳤다"며 "오늘 윤석열 정부 출범 1년을 맞아 저는 더 이상 당에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고 사퇴 이유를 설명했다.
태 최고위원은 "이제부터 백의종군하며 계속 윤석열 정부와 우리 국민의힘의 성공을 위해 분골쇄신하겠다"며 "제게 주어진 역사적 사명만을 생각하며 앞으로 뚜벅뚜벅 나아갈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당과 대통령실에 누가 된 점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거듭 말했다.
당 윤리위는 이날 오후 6시 회의를 열고 태영호·김재원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한다.
두 최고위원에 대한 당원권 정지 1년 이상의 중징계가 예상된다. 하지만 태 최고위원이 이날 최고위원직을 내려놓아 중징계가 아닌 경징계가 나올 수 있다.
당 지도부에서는 두 최고위원의 자진사퇴를 전방위적으로 압박했다. 두 최고위원이 윤리위에서 당원권 정지 이상의 징계를 받을 경우 징계기간 동안 김기현 지도부는 '사고'로 인한 공석이 생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진사퇴할 경우 궐위로 인정돼 최고위원 자리를 채울 수 있어 지도부 공백 우려도 사라지게 된다.
두 최고위원이 10일 전까지 자진사퇴를 하지 않거나 결정에 불복할 여지를 둘 경우 당원권 정지 기간을 1년보다 더 길게 부여해 총선 출마를 원천 차단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왔다.
앞서 황정근 윤리위원장은 지난 8일 윤리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치적 해법을 언급했다. 정치적 해법이란 두 최고위원이 자진사퇴할 경우 징계 수위를 낮추는 방안으로 해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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