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대반격 앞두고 긴장 고조
자포리자 18개 도시 대피…일대 '공황'
영국 BBC에 따르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대공격이 예상된다면서 원전 인근 에네르호다르 등 자포리자주(州) 18개 도시에 대피령을 내렸다.
일대는 큰 혼란이 빚어졌다. 식료품과 의약품 등은 바닥났고 차량 수천 대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도시를 빠져나가는 데에만 한참이 걸렸다.
우크라이나 측 이반 페도로우 멜리토폴 망명 시장은 차량 수천 대가 나서면서 도시를 빠져나가는데 5시간이나 걸렸다고 말했다. 또 상점들의 상품과 의약품이 바닥났고, 병원들은 전기와 수도 공급 중단 우려에 환자들을 거리로 내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지 분위기를 "미친 패닉 상태(mad panic)"라고 표현했다.
페도로우 시장은 민간인 대피 호송대의 3분의 2는 러시아군이라고도 주장했는데 BBC는 이 주장을 독자적으로 검증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CNN도 러시아 측 당국이 자포리자 지역 최전방에서 주민 수천 명을 후방 지역 임시 숙소로 옮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가 임명한 자포리자 행정수반 예브게니 발리츠키는 이날 성명을 통해 임시 숙소를 방문했다면서 "(대피) 버스와 자신의 차량을 타고 오는 사람들이 속속 도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대피한 사람들 중엔 초등학생도 있다"면서 "(임시 숙소엔) 음식, 잠자리, 전문가 상담 등 필요한 모든 것이 갖춰져 있다"고 주장했다.
가디언은 러시아군이 러시아 여권 소지자를 아조우해 연안에 있는 항구 도시 베르단스크와 프리모르스크 마을로 대피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군 당국에 따르면 자포리자 지역은 지난 하루 동안에만 16개 마을에 75차례 공격이 있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양측 모두 최근 공세를 강화하면서 유럽 최대 원전인 자포리자 원전 안전에 대한 우려도 다시 커지고 있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BBC에 "원전 인근 주민들의 대피는 이 일대에서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 간의 격렬한 전투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원자로를 가동하고 있지는 않지만 여전히 핵물질을 보유하고 있어 '핵 사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몇 주 전 이 지역을 방문했을 때에도 '지뢰밭'을 통과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6일에도 성명을 통해 "자포리자 원전 상황이 점점 더 예측 불가능해지고 잠재적으로 위험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성명에서 "현장에 있는 IAEA 전문가들은 계속 포격 소리를 듣고 있다. 최근 군 주둔과 활동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심각한 원전 사고 위험을 막기 위해 지금 조치를 취해야 한다. 핵 시설은 보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자포리자 지역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이른바 '봄철 대반격'을 시작할 경우 우크라이나의 목표가 될 수 있다고 CNN은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wshi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