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박준호 조성하 기자 =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7일 일제강점기 강제징용을 염두에 두고 "나도 당시 혹독한 환경 속에서 일을 하게 된 많은 분들이 힘들고 슬픈 경험을 하신데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마친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결단으로 3월6일 발표된 조치에 관한 한국 정부의 노력이 진행되는 가운데 많은 분들이 과거의 아픈 기억을 되새기면서도 미래를 위해서 마음을 열어주신 데 대해 감명 받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3월 윤석열 대통령께서 방일하셨을 때 저는 19987년 10월에 발표된 일한 공동선언을 포함해 역사인식과 관련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하고 있음을 명확하게 말씀드렸다"며 "이 같은 정부 입장은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한 양국 간에 수많은 역사와 경유가 있지만은 어려운 시기를 극복해온 선인들의 노력을 이어받아 미래를 위해 윤 대통령을 비롯한 한국측과 협력해나가는 것이 일본 총리로서 나의 책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오늘 이렇게 3월 윤석열 대통령을 도쿄에서 맞이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곳 서울을 방문해 셔틀외교를 본격화해 기쁘게 생각한다"며 조기 방한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선 "3월에 윤석열 대통령께서 나타내신 결단력과 행동력에 다시 한번 경의를 표한다. 일한 관계 강화를 원하는 강한 마음을 나도 공유하고 있으며 윤 대통령과 연대하고 또 G7정상회의를 향해 기탄없이 의견을 나누고자 이렇게 조기 방한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3월 회담에서 양 정상이 제시한 방향성에 따라 양국 간 대화와 협력이 두달 사이에 힘차게 움직이기 시작했다"며 "금융, 관광, 문화, 예술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분야에서 대화가 가동되고 있고, 또 수출 통제는 당국 간 대화도 적극 이뤄져 그 결과 일본 정부로서 한국을 그룹A로 추가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 중에 있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아울러 "새로 출범한 경제 안보 협의회 첫 회의가 실시됐으며 공급망의 견고화 등에서 연대를 강화하고, 외무·방위 당국에 의한 안보대화도 5년 만에 재개됐다"면서 "민간, 특히 경제계의 교류도 힘있게 부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후쿠시마 오염수(처리수) 방류 논란에 관해선 "일한 양국 사이에 지속적으로 성의있는 소통을 희망하는 분야 중 하나"라며 "일본은 IAEA의 리뷰(검토)를 받으면서 높은 투명성을 갖고 과학적 근거에 바탕을 둔 성의있는 설명을 해나갈 생각이지만 한국 국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는 점을 잘 인식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한국분들이 이 사안에 대해 이해해주실 수 있도록 이번달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전에 대한 한국 전문가 현장시찰단 파견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며 "일본 총리로서 자국민 그리고 한국 국민의 건강, 해양환경에 나쁜 영향을 주는 형식의 방류는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기시다 총리는 "우리를 둘러싼 국제사회 정세를 보더라도 양국 협력은 필수"라며 "우리는 동북아 지역에서 미국의 주요한 동맹국으로, 이 지역에서 북한의 도발 행위가 이어지고 또 힘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변경 시도가 보이는 가운데 일미 동맹, 한미 동맹, 일한 그리고 일한미, 안보 협력을 통해 억제력과 대처력을 강화하는 중요성에 대해 의견이 일치함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또 "수단에서 일본 국민들의 목숨이 위태로운 어려운 상황에서 한국이 큰 도움을 주신 데 대해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언급했다.     

그는 "우리의 셔틀외교는 계속 된다"며 "보름 후엔 히로시마에서 윤 대통령을 맞이하게 된다. 오늘은 G7히로시마 정상회의에서도 의제로 삼게 될 국제사회의 여러 과제에 대해서도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또 "피폭지 히로시마에서 평화기념공원을 방문해 한국인 원폭 피해자 위령비를 함꼐 찾아 참배하기로 윤 대통령과 의견이 일치했다"고 덧붙였다.

기시다 총리는 회견 질의응답에서 '힘들고 슬픈 경험을 하게 된 데 대해 가슴아프게 생각한다'고 한 발언이 강제동원 피해자들을 위한 발언이야는 질문에 "이 말은 그 당시 힘든 경험을 하신 분들에 대해서 나 자신의 심정을 솔직하게 말씀드린 것이었다"며 "나로서는 어려운 시기를 극복해오신 선인들의 노력을 계승해 그야말로 미래를 위해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한국 측과 협력해서 양국 국민에 이익이 되는 협력관계를 구축해나가고자 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후쿠시마 수산물의 안전성 담보에 대해 한국과 논의할 생각 있느냐는 질문을 받자 기시다 총리는 "한국 국내 여러분들의 불안한 심정에 부응하기 위해 한국 전문가의 현지 시찰단 파견을 저희들이 받아들이는 것"이라며 "6월에 IAEA 최종 보고서가 정리될 예정이다. 이 보고서도 잘 반영시켜서 저희들은 국내 절차를 진행하고자 한다. 그때도 꼭 한국 측하고는 의사소통하면서 이러한 움직임(오염수 방류 절차)을 계속해나갈 생각"이라고 답했다.

후쿠시마 제1원전의 처리수(오염수) 방출 문제,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에 관해 일정한 진전이 있었느냐는 일본 기자의 질문에 기시다 총리는 "이번 회담에서는 윤 대통령과 3월에 방일을 통해 돈독해진 신뢰관계를 베이스로 해서 폭넓은 관계에 관해 흉금을 터놓고 의견을 교환했다"며 "양측의 관심사항, 현안에 대해 논의했고, 더 자세한 내용은 외교상의 문제이므로 여기서는 삼가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한미 정상이 핵협의그룹 창설을 합의한 것이 일한·일미한 프레임워크에 영향을 줄 것인지를 묻자 기시다 총리는 "북한 정세를 비롯한 이 지역의 안보 환경이 한층 더 어려워지는 가운데 일미 동맹, 한미동맹 그리고 일한, 일한미 안보 협력을 통한 억제력, 대처력 강화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윤 대통령과 인식이 일치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 핵협의체 창설을 포함해 미구과 한국간 간에 확장억제 강화에 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 그리고 확장억제 협의 그리고 2+2를 포함한 고위급 협의를 통한 일미 간의 확장 억제 강화를 위한 움직임과 함께 계속해서 일미, 일한, 일한미 간 긴밀한 공조를 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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