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사형 당한 실미도 공작원 4명 유해 발굴 착수

기사등록 2023/05/04 15:22:29

벽제리 묘지 암매장 추정…해당 지역 발굴 진행

지난해 11월 진화위 유해 발굴 권고 이행 차

【고양=뉴시스】김진아 기자 = 23일 경기도 고양시 벽제 군봉안소에서 열린 故 실미도 부대원 합동 봉안식에서 한 유가족이 오열하고 있다. 2017.08.2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옥승욱 기자 = 군 당국이 실미도 부대 공작원 4명 유해 발굴에 착수한다. 이들이 '서울 교전'으로 사형을 당하고 암매장된 지 51년 만이다.

국방부는 제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진화위)의 권고에 따라 조만간 유해 발굴 작업에 착수한다고 4일 밝혔다. 앞서 진화위는 지난해 11월 "실미도 부대 공작원 유해 암매장 사건 책임이 있는 국방부와 공군은 진화위 조사 결과에 따라 사형이 집행된 공작원 4명의 유해 발굴을 시행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군 당국은 암매장 장소로 추정되는 경기 고양시 덕양구 소재 '서울시립승화원' 벽제리 묘지 내 5-2구역 166㎟(약 50평)에 발굴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국방부 전하규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지난해 말 진실·화해위원회의 권고사항이 있었다"며 "그 권고사항을 이행하는 차원에서 현재 유해발굴이 진행될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마 용역업체를 선정해 진행될 텐데 용역업체가 앞으로 선정돼야 할 것"이라며 "그 이후 필요한 일정에 따라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미도 부대'는 북한 침투작전을 목적으로 1968년 4월1일 공군 예하에 창설됐던 부대다. 정식 명칭은 '제2325전대 제209파견대'다. 31명으로 꾸려진 실미도 부대는 훈련 도중 7명이 사망했다.

3년4개월간 훈련을 받은 공작원 24명은 가혹한 훈련과 부당한 처우에 1971년 8월23일 기간병 18명을 살해하고 섬을 탈출했다. 이들이 서울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공작원 20명, 경찰 2명, 민간인 6명이 사망했다. 생존 공작원 4명도 군재판을 통해 이듬해 사형에 처해졌다.

지난해 11월 진화위 조사에서 군 당국은 공작원 4명 사형 집행 사실을 가족·친척에게 통지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시신 역시 가족에게 인도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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