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4일 WHO 회의…코로나 위기 단계 하향될까
당국 "국내 방역상황 등 고려해 단계 조정도 가능"
고위험군 보호가 관건…감염병 자문위 논의 시동
방역 당국은 해외 유행 추이와는 별도로 국내 유행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코로나19의 위기 단계를 '심각'에서 '경계'로 하향할 수 있다는 점을 내비쳤다.
30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방역 당국은 국가 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회(감염병 자문위) 검토와 함께 본격적으로 일상회복 추진 논의에 착수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9일 방역 의료체계의 일상회복을 3단계에 걸쳐 추진하는 '코로나19 위기단계 조정 로드맵'을 발표한 바 있다. 현재 남아있는 방역 조치는 사실상 감염취약시설과 의료기관 내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와 확진자 '7일 격리' 의무 정도다.
로드맵에 따르면 1단계에서는 확진자의 격리 의무가 7일에서 5일로 단축 조정되며, 임시 선별검사소도 운영을 중단한다. 코로나19 감시와 통계 등 전수감시도 기존 일 단위에서 주 단위로 발표하게 된다. 2단계에서는 마스크 착용과 5일 격리 의무가 완전히 해제된다.
정부는 1단계는 현재 '심각'인 코로나19 감염병 위기단계가 '하향'으로 조정되는 시점, 2단계는 코로나19의 감염병 등급이 2급에서 4급으로 조정되는 시점으로 제시한 바 있다.
당초 방역 당국은 WHO의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 해제 시점, 미국이 5월로 예고한 비상사태 종료와 연계해 1단계 조정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정부는 이번 달부터 WHO의 결정과 무관하게 이르면 이달께 일상 회복을 추진할 수 있다는 의지를 보였다. 코로나19 유행이 현재 의료 대응체계에서 충분히 관리가 가능하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상황총괄단장은 지난 26일 브리핑에서 "국내 방역상황과 대응 역량은 전 세계의 상황과 조금 다를 수가 있다. 국내 상황과 대응 역량을 고려해 별도로 위기단계를 조정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방역 당국은 소규모 등락은 지속될 수 있으나 큰 유행이 찾아올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하고 있다. 임 단장은 "내부에서 예측한 결과 완만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지만 (확진자 수가) 증가하더라도 방역 상황에 큰 변화를 초래하는 아주 큰 규모의 유행 증가는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제로 지난 달 대중교통 등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이후에도 신규 확진자 수는 한 달 동안 1만 명대 수준에 머물러 있다.
방역 당국도 코로나19 주간 위험도를 '낮음'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규 확진자 수나 위중증 환자, 고령층 환자 비중은 다소 늘어나는 경향이 있더라도 사망자 수와 위중증 환자, 병상 가동률 등은 정체됐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정부는 일상 회복 이후 60세 이상 고령층 등 코로나19 고위험군에 대한 보호 대책을 강화할 계획이다. 국무총리 산하 전문가 자문기구인 감염병 자문위는 최근 회의를 열어 일상회복을 앞두고 고령층을 비롯한 고위험 보호 방안을 검토했다.
정기석 감염병 자문위원장은 지난 27일 제16차 자문위 회의에서 "현재까지 코로나19는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면서도 "고령층을 비롯한 고위험군 등 치명률이 높은 건강 취약층 보호를 최우선 고려하면서 감염취약시설 내 방역 수칙 개편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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