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축제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이 14회째를 맞았다. 올해는 최정상 성악가들의 부르는 '라 트라비아타', '돈 조반니', '일 트로바토레', '로베르토 데브뢰',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팔리아치' 등을 즐길 수 있다.
대한민국오페라축제추진단이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의전당이 후원하는 이 축제는 오는 5월4일부터 6월25일까지 이어진다. 예술의전당 뿐 아니라 롯데콘서트홀과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 무대에서 8개 단체의 다채로운 작품들이 선보인다.
신선섭 대한민국오페라축제추진단 대표 겸 예술감독은 25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1948년 한국에서 처음으로 공연된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를 개막작으로 선정했고, 음악적으로 가장 우수한 '로베르토 데브뢰', '돈 조반니', '일 트로바토레' 까지 전막 오페라를 올린다"며 "올해는 처음으로 지역에서도 페스티벌을 즐길 수 있게 됐다"고 소개했다.
신 대표는 "어려움 속에서도 지금까지 많은 분들이 노력해줘 14회까지 잘 유지해왔다"며 "국민 모두에게 사랑받는 오페라페스티벌로 만들어가겠다. 많은 응원을 해달라"고 했다.
모브 아트컴퍼니 단장 겸 상임지휘자 양진모를 필두로 소프라노 김순영·박소영·김은희, 메조소프라노 최승현, 테너 신상근·최원휘, 바리톤 박정민·양준모 등이 총출동, 오케스트라 모브와 호흡을 맞춘다.
국내에서 꾸준히 사랑받는 오페라 '카르멘', '라 보엠', '리골레토', '세빌리아의 이발사', '토스카', '팔리아치' 등의 주옥같은 아리아와 중창곡을 만나볼 수 있다. 신선섭 예술감독은 "오페라가 생소한 관객도 들어보면 다 아는 친근한 곡들을 통해 오페라가 어렵다는 편견을 깨고 오페라를 만끽할 수 있는 최고의 순간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개막작은 글로리아오페라단의 '라 트라비아타'다. 5월19~21일 예술의 전당 무대에 오른다. 사랑과 이별, 죽음을 그리고 있는 베르디의 오페라로, 한 인간의 진실한 사랑을 보여준다. 이번 무대에서는 원작 '동백꽃 아가씨'의 동백꽃을 모티브로 삼아 극을 더욱 풍성하게 살려낸다.
양수화 글로리아오페라단 예술감독은 "이 오페라에서 '축배의 노래'가 유명하다"며 "시대가 흘렀지만 많은 이들이 여전히 사랑하는 오페라다. 축배를 함께 드는 마음으로 관심을 가져달라"고 했다. 최이순 연출은 "너무나 잘 알려진 작품이라 오히려 연출이 어려웠다"며 "베르디가 원했던 작품 본연의 모습을 최대한 부각시키려 했다"고 했다.
라벨라오페라단의 '여왕 3부작' 중 마지막 작품 '로베르토 데브뢰'는 5월26일~28일 예술의전당에서 선보인다. 김숙영 연출은 "벨칸토 오페라의 진수를 보여주는 아리아와 중창 등 음악적으로 굉장히 견고한 작품으로 역사적 사실을 근거해 명확하고 심도 있는 해석과 고증으로 세기의 여왕 엘리자베스 1세 내면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서울오페라앙상블의 '돈 조반니'는 6월2~4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모차르트 4대 걸작 오페라 중 하나로, 풍자와 해학이라는 측면에서 탁월한 작품으로 꼽힌다. 한국오페라의 거장 장수동이 연출을, 스페인 출신의 마에스트로 우나이 우레초 주비야가가 지휘를 맡는다. 이번 공연은 18세기가 아닌 21세기 아시아 가상의 항구도시 K로 배경에서 펼쳐지는 현대판 이야기로 꾸며졌다. 공연시간을 2시간 가량으로 줄이고, 레치타티보 부분을 우리말 대사로 바꿔 관객들의 좀 더 쉽게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국립오페라단도 이번 페스티벌에 참여, 폐막작으로 오는 6월22~2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일 트로바토레'를 선보인다. '리골레토', '라 트라비아타'와 함께 베르디 중기 3대 작품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중세 음유시인'이라는 뜻의 '일 트로바토레'는 15세기 초 스페인을 배경으로 두 형제의 피 튀기는 결투와 어머니의 복수를 대신하는 한 여인의 처절한 복수극이다. '대장간의 합창'을 비롯해 테너의 폭발적인 극고음을 맛볼 수 있다.
연출계의 대가 잔카를로 델 모나코와 솔티 지휘콩쿠르 우승자 레오나르도 시니의 합작으로 이동환·강주원·국윤종·이범주·양송미·서선영·최웅조 등 정상급 성악가들이 출연해 격정적인 아리아를 선사한다. 온라인으로 즐길 수 있는 마이오페라라이브를 통해 공연 기간 중 1회 온라인 공연을 제공한다.
어린이를 위한 오페라도 마련됐다. 창작 오페라 '혹부리 할아버지의 노래주머니(아트로)'가 오는 5월26~28일, '빨간 모자와 늑대(오페라팩토리)'가 6월2~4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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