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김지하 시인은 이미 30~40년 전에 예언적 발언을 하고 문명의 전환을 촉구했습니다."
김지하 시인 1주기 추모 문화제 추진위원장을 맡은 염무웅 문학평론가는 24일 서울 인사동 백악미술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염 위원장은 "김지하 시인은 우리 시대의 생태적 위기와 이념적 혼돈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문명 전환을 큰 소리로 주장했고, 서구 주도의 근대 자본주의의 문명이 막다른 골목에 이르렀음을 경고했다"며 "이번 김지하 시인 1주기 행사는 김 시인을 추모하는 자리지만, 이 추모 행사를 통해 지구의 현실이 어디로 나아갈지를 모색하는 하나의 단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모문화제 추진위원회는 지난해 5월8일 세상을 떠난 김지하 시인의 1주기를 기념해 학술심포지엄과 추모 서화전, 공연을 개최한다. 고인이 남긴 서정시·담시·그림·문화운동·민주화운동·미학론·생명학 등 문화적 자산을 되짚어볼 수 있는 자리다.
오는 5월6~7일 경기도 성남시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김지하의 문학·예술과 미학', '김지하의 정치적 고난과 생명사상의 태동'을 주제로 한 심포지엄이 각각 열린다. 임동확 시인과 김사인 시인이 김지하 시인의 초기, 후기의 시 세계를 각각 설명하며, 정지창 평론가는 김지하 시인의 민중문화예술운동에 대해 이야기한다.
추모문화제 심포지엄을 기획한 문학평론가 홍용희는 저항 시인에서 생명사상으로 나아간 흐름을 설명하면서 "김지하 시인의 작품 세계는 반생명적인 사회에 대한 저항의식"이라고 평가했다. "동서양의 주요 문명과 주요 고전을 망라해서 김지하만의 생명 담론을 펼쳐냈다. 김지하 문학에 대한 연구가 본격화되면 21세기 지구 사회의 생명 담론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5월6일 오후7시 한국학중앙연구원 청계학당에서는 김 시인의 시를 표현한 공연 '젊은 날 빛을 뿜던 아, 모든 꽃들'이 펼쳐진다. '노래를 찾는 사람들' 출신의 가수 문진오가 '새'와 '금관의 예수', '회귀' 등 김지하 시로 구성된 노래를 부르며 임진택 명창이 '빈산'과 '소리내력' 등을 들려줄 예정이다.
추모문화제 음악감독을 맡은 문진오는 "공연을 준비하면서 김지하 시인의 마음과 생각, 시 속에 녹아있는 치열함을 많이 느꼈다"고 밝혔다.
5월4~9일 서울 백악미술관에서 진행되는 서화전 '꽃과 달마, 그리고 흰 그늘의 미학'에서 김 시인의 서화 40여점을 선보인다.
추모문화제 서화전을 총괄 기획한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은 "김지하 시인을 추모하고 업적을 기리는데 중요한 것은 민주화운동"이라며 "김지하 시인이 발표한 문학 작품 뿐만 아니라 7년에 걸친 긴 옥살이에서 보여준 투쟁, 그 속에서 싹틔운 생명사상이 역사적으로 큰 자산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시인이 1980년 출소 이후 나름 한가한 시간을 보내면서 꽃피운 것이 서화(글씨와 그림)이다. 그동안 김지하 시인이 가까운 사람들에게 그려줬던 그림들을 전부 모아서 이번 전시를 준비했다. 작품들을 모아보니 현대 문인화의 세계에 가까웠다는 게 놀랍고 자랑스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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