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기시다, 야스쿠니신사에 공물 봉납…참배 보류(종합)

기사등록 2023/04/21 12:10:23 최종수정 2023/04/21 15:11:38

日관방 "총리 봉납, 정부 입장 말할 사안 아냐"

日의원 87명은 집단 참배…내각 부(副)대신도

[도쿄=AP/뉴시스]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0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외신 기자들과 인터뷰를 마친 후 미소짓고 있다. 2023.04.21.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21일 태평양 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國) 신사에 공물을 봉납했다.

현지 공영 NHK, 지지통신 등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이날 도쿄(東京) 구단시타(九段北) 소재 야스쿠니 신사의 봄 제사 춘계(春季) 예대제(例大祭·제사)가 시작된 데 맞춰 공물인 마사가키(真榊)를 봉납했다.

그는 '내각총리대신 기시다 후미오' 명의로 봉납했다. 예대제는 22일까지 이틀 간 열린다.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기시다 총리의 공물 봉납과 관련 "사인(私人·공적 지위, 위치에서 떨어진 개인)의 입장에서 봉납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정부로서 견해를 말씀드릴 사안은 아니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총리 취임 전 야스쿠니 신사에 마사가키를 봉납한 적 없다. 하지만 2021년 10월 취임 직후 열린 추계 예대제와 지난해 4월 춘계 예대제·10월 추계 예대제에는 마사가키를 봉납한 바 있다. 지난해 패전일인 8월15일에도 참배 대신 공물인 다마구시료(玉串料)를 봉납했다.

이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전 총리의 대응을 답습한 것이라고 NHK는 전했다.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후생노동상도 21일 마사가키를 봉납했다.

특히 NHK는 기시다 총리가 "(이번) 예대제 기간 동안 참배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지지통신도 기시다 총리가 참배를 보류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도쿄(일본)=AP/뉴시스]일본 도쿄 소재 야스쿠니 신사에서 지난해 8월 15일 시민들이 참배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야스쿠니 신사는 태평양 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곳으로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이다. 2023.04.21.


현직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2013년 12월 아베 전 총리가 마지막이었다. 당시 아베 전 총리는 야스쿠니 신사 참배로 한국·중국 등 주변국은 물론 미국에게까지 '실망'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후 아베 전 총리는 총리 재임 중 봄 제사, 가을 제사, 패전일인 8월15일 때마다 참배 대신 공물 혹은 공물 비용을 봉납했다.

이날 일본 초당파 의원 모임인 '다함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87명은 야스쿠니 신사에 집단 참배했다.

87명 가운데에는 기시다 내각의 오구지 마사키(大串正樹) 디지털 부(副)대신, 코지마 도시후미(小島敏文) 부흥 부대신, 미야모토 슈지(宮本周司) 재무 정무관 등도 있었다.

야스쿠니 신사는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이다. 도조 히데키(東條英機)를 비롯해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을 포함해 근대 100여년 간 일본이 일으킨 침략전쟁에서 숨진 246만6000여명의 위패가 안치된 곳이다. 강제로 전쟁에 동원됐던 한국인 2만여 명도 합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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