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반도체법' 합의…산업부 "국내 소부장 기업에 기회"

기사등록 2023/04/19 08:30:14 최종수정 2023/04/19 11:44:37

'62조원 투입' EU 2030년까지 점유율 20%로

"글로벌 경쟁 심화 전망…韓 수출 기회 확대"


[세종=뉴시스]임소현 기자 = 유럽연합(EU)의 '반도체법(Chips Act)' 시행 합의가 이뤄진 가운데 우리 정부는 우리나라 반도체 기업에 미칠 영향은 적다고 분석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오히려 국내 소부장 기업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보고 기회요인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EU 당국과 지속적으로 협의해나갈 계획을 밝혔다.

EU 집행위원회는 18일(현지시간) EU 반도체법 3자 협의가 타결됐다고 발표했다. 반도체법은 총 430억 유로(약 62조원) 규모 보조금 및 투자를 통해 역내 반도체 산업을 육성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2030년까지 EU의 전세계 반도체 생산 시장 점유율을 기존 9%에서 20%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산업부는 "EU반도체 법안에는 역외 기업에 대한 명시적인 차별 조항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며 현재 우리나라 반도체 기업의 생산시설이 EU에 위치하고 있지 않아서 직접적인 영향은 적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만 해당 법안을 통해 EU의 반도체 제조 역량이 강화될 경우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경쟁이 심화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EU 내 반도체 생산설비 확충은 국내 소부장 기업의 수출 기회 확대로 이어져 기회요인도 병존한다"고 분석했다.

EU는 세계 반도체 수요의 20%를 차지해 미·중에 이은 3대 소비시장이나 반도체 공급망 점유율은 10%에 불과한 상황이다. 이는 대부분 반도체 생산을 외부에 위탁하는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이 많아 생산역량은 부족하기 때문이다.

최근 EU는 반도체를 경제안보의 핵심품목으로 인식하고 EU 역내 반도체 생산역량 강화 및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해당 법안 제정을 추진해왔다.

산업부는 앞으로 국내 반도체 업계와 긴밀히 소통하며 EU 반도체법의 남은 입법절차 진행과정을 상세히 모니터링하고 법안의 최종 확정시까지 업계에 미칠 영향을 분석해 대응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 나갈 예정이다.

산업부 측은 "필요시 대(對) EU 아웃리치(적극적인 지원 활동) 등을 통해 우리 기업의 부담을 최소화하고 기회요인은 극대화할 수 있도록 EU 당국과 지속적으로 협의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EU 반도체법의 주요내용은 크게 3가지로 이뤄져 있다.

먼저 반도체 기술역량 강화 및 혁신 촉진을 위해 33억 유로(4조7687억원)를 투입해 유럽 반도체 실행계획(Chips for Europe Initiative)을 추진한다. 실행계획에는 반도체 설계 역량 강화, 전문인력 양성 및 차세대 반도체 기술 연구에 대한 투자가 포함된다.

다음으로 EU역내 반도체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는 생산시설(통합 생산설비 및 개방형 파운드리)에 대한 보조금 지급 근거를 마련한다. 다만 해당 시설은 EU 내에서 최초로 도입되는(first–of-a-kind) 설비여야 하며 차세대 반도체에 대한 투자를 약속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EU 반도체 공급망에 대한 모니터링 및 위기대응 체계가 도입된다. 공급망 위기단계 발령 시에는 반도체 사업자들에게 생산 역량 등 필요한 정보를 요구해 수집하게 되며 통합 생산설비 및 개방형 파운드리에게는 위기 관련 제품에 대한 생산의 우선순위를 지정하도록 의무화할 수 있다.

이번 3자 협의는 지난해 2월 EU 집행위가 최초로 제안한 EU반도체법안에 대해 유럽의회 및 이사회 3자가 정치적인 합의를 이룬 것이다.

향후 EU반도체법은 이사회와 유럽의회 각각의 승인절차를 거친 후 관보 게재되며, 관보게재 후 효력을 발휘한다. 최종 확정 법안은 관보게재시 확인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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