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르담 드 파리' 오리지널 프로듀서
배우·댄서 등 전 배역 오디션…총 1300명 지원
"한국, 18년간 멈추지 않는 뜨거운 반응 특별"
프랑스 뮤지컬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노트르담 드 파리'의 내년 1월 한국어 공연을 앞두고 오리지널 프로듀서 니콜라 탈라가 내한했다. 6년 만에 선보이는 한국어 공연의 주역들을 찾기 위함이다.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 5일간 충무아트센터에서 현장 대면 오디션을 진행한 후 다시 출국했다.
지난 13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에서 만난 그는 "매일매일 긴 하루를 보내고 있다"며 "이제까지 스타 위주의 캐스팅이었다면 이번엔 발견되지 않은 새로운 얼굴을 뽑고자 열심히 찾고 있다"고 말했다.
전 배역을 모집하는 오디션은 노래와 춤을 분리하는 프랑스 뮤지컬 특성상 배우와 댄서로 나뉘어 진행된다. 배우(싱어)는 1차 영상 오디션을 거쳐 2차를 대면으로, 댄서·아크로바트·브레이커는 1·2차 대면 오디션을 진행한다. 이후 최종적으로 워크숍을 통해 서로의 음색과 어울림을 맞춰보며 점검한다. 이번 오디션엔 1300명(싱어 1000명·댄서 300명)이 지원했다.
"목소리만으로 나를 그 이야기 속으로 단숨에 끌고 갈 수 있어야 해요. 제가 모든 내용을 외우고 있지만, 한국어로 부르면 단어 하나하나를 알진 못하기에 노래에 귀 기울이게 만드는 힘이 중요하죠."
실제 오디션 현장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도 전했다. "'노트르담 드 파리'가 추구하는 건 단순히 보이는 아름다움이나 멋짐이 아니라 살아있는 감정"이라고 강조했다.
'노트르담 드 파리'에겐 한국이 '제2의 고향'과 같다. 1998년 프랑스에서 초연된 후 전 세계 23개국의 1500만명 관객과 만나왔다. 한국에서도 2005년 초연 후 오리지널 내한과 한국어 공연을 꾸준히 올리며 18년간 사랑받고 있다.
"2005년부터 거의 2년마다 오는데 매번 그 경험이 특별해요.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이 멈추지 않죠. 2016년엔 (한국에서) 누적 관객 100만명을 넘었는데, 이 정도의 성공은 탄생지인 프랑스와 작곡가의 나라인 이탈리아(2002년 초연) 그리고 한국뿐일 거예요. 제 여권에도 한국 도장이 가장 많이 찍혀있을 거예요."
니콜라 탈라는 이 작품을 제작한 프로듀서인 샤를 탈라(2020년 79세로 타계)의 아들이다. 경제학을 전공한 그는 금융계에서 일하다가 아버지의 제안으로 2000년 합류해 본격적인 해외 무대 진출을 이끌어왔다. 그에겐 '노트르담 드 파리'가 애정 깊은 첫 번째 프로젝트이자 더 높이 날아오르고 싶게 만드는 작품이다.
"아버지를 통해 프로듀서 일을 익히고 예술가들을 존중하며 균형감 있게 작업하는 방법을 배웠어요. 저는 제 전공을 살려 프로젝트에 경영자적 시각을 반영했죠. 아버지는 직감에 따르는 도박꾼 기질이 있고, 저는 숫자에 밝고 합리적인 타입이에요. 아버지는 본래 50대 중반에 일찍 퇴직하겠다고 선언했는데, 이 작품으로 예상치 못한 큰 성공을 거두며 계속 일하게 됐죠.(웃음)"
"아이디어에 불과한 걸 실제 창작물로 제작해 관객을 만나는 건 하나의 모험이에요. 그게 성공을 거두면 프로듀서로서 큰 기쁨이죠. 또 기존 작품을 새로운 나라에 올리고 처음 만나는 관객들이 감동하는 표정을 보면 정말 보람차요. 남미는 한 번도 못 갔고, 프랑스 옆 독일에서도 아직이죠."
그는 다른 프랑스 뮤지컬도 한국에 선보이고 싶다고 했다. '돈 주앙'과 '모차르트 오페라 락' 오리지널 공연 등을 추진하고 있다. 1979년 초연한 프랑스 국민 뮤지컬 '스타매니아'도 새 프로덕션으로 올려 한국을 비롯한 해외 진출을 구상하고 있다.
"'노트르담 드 파리'는 프랑스 작품이 해외로 진출하는 길을 터줬어요. 세계적으로 히트 칠 수 있다는 자부심을 가져다준 작품이죠. 이젠 프랑스 뮤지컬이라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세계적인 뮤지컬이 됐죠. 저희는 관객들이 이 공연을 봤을 때 특별한 경험을 했다는 느낌을 항상 선물하고 싶어요."
◎공감언론 뉴시스 akang@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