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당부서 무리수에 입원환자 공포"
이범석 시장 해외 출장길 새벽 작업
경찰과도 연이은 엇박자 '기관 갈등'
이 단체는 13일 보도자료를 내 "청주시는 청주병원 주차장에 2.4m 높이의 펜스를 치기 위해 지난 8일 토요일 새벽 6시40분부터 인부와 굴착기를 동원했으나 청주병원 직원들에게 막혀 2시간 뒤 철수했다"며 "적절한 치료와 보살핌이 필요한 입원 환자들에게 강제집행으로 인한 불안감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성토했다.
이어 "담당 부서의 무리한 판단으로 진행된 작업에 환자와 의료노동자는 공포와 불안에 떨었고, 당일 작업준비비용 지출로 시민 혈세는 공중분해 됐다"며 "환자 건강권과 병원 노동자 생존권을 위협하는데 더 이상 시민 혈세를 낭비하지 말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시민 안전을 도외시한 폭력적 지방정부, 청주시의 민낯을 규탄한다"며 "청주시는 환자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하고, 병원 노동자의 생존권을 위한 병원 이전 협의에도 성실히 나서라"고 강조했다.
청주시는 지난 4일 청주지법의 부동산 인도 강제집행으로 병원 주차장에 대한 점유권을 확보한 데 이어 8일 오전 주차장 펜스 설치 작업에 나섰다가 병원 측의 저항으로 실패했다.
시유재산 훼손을 막고, 병원 측과 맞닿은 시청 후관 철거를 위한 안전 확보라는 당위성을 내세웠으나 입원 환자 130여명을 고려하지 않은 주말 새벽작업에 명분과 실리를 모두 잃었다.
당시 이범석 시장은 유럽 출장길에 올랐으며, 담당 부서로부터 주말 작업에 대한 사전 보고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지난 4일 첫 강제집행도 외부에 알리지 않고 기습적으로 진행해 논란을 키운 바 있다. 강제집행은 청주시 업무가 아닌 법원 고유의 권한인 데다 법원 측에서 대외비를 요구했다는 이유에서다.
강제집행을 앞두고 법원 고유의 업무인 계고장 전달을 청주시 보도자료로 만들어 배포한 것과는 상반된 행태다.
청주시 부서간 협조도 되지 않으면서 강제집행 지원에 투입된 경찰서 소속 차량이 구청 이동식 주차단속차량에 찍히는 촌극까지 연출했다.
강제집행 당시 250명의 경력을 지원한 경찰은 주말 작업을 안내받지 못해 뒤늦게 현장에 출동하는 등 업무상 혼선을 빚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그동안 강제집행과 주말작업에서 보여준 청주시의 업무협조 태도는 갑의 위치에 가까웠다"며 "향후 청주병원 강제집행에 대해서는 법원 집행관사무소와 논의하고, 청주시에는 협조하지 않겠다"고 분개했다.
청주시는 무리한 주말작업과 관계기관 및 부서 비협조로 논란을 키운 뒤에도 "공사차량을 막은 것은 부동산강제집행효용침해 등 형사고발 대상"이라며 "명도 시설물에 대한 권리행사 방해는 심각한 법 집행 무력화 시도로 밖에 볼 수 없어 엄정한 법적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강변했다.
시는 2019년 8월 공익사업(청주시청 신청사 건립) 수용재결로 청주병원에 대한 소유권을 취득한 뒤 부동산 인도 청구소송 승소판결에 따라 지난해 10월부터 강제집행 절차에 착수했다.
병원 강제집행 후 북문로 3가 일대 2만8459㎡ 터에 청주시 신청사를 2028년까지 건립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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