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키니 바리스타 단속하려다"…50만달러 문 美시의회

기사등록 2023/04/11 11:52:15 최종수정 2023/04/11 14:15:10

에버릿시, '비키니 여성' 단속 위해 조례 도입

업체, "표현의 자유 침해" 주장하며 소송

패배하자 시 당국, 항소 않고 50만달러에 합의

[워싱턴주=AP/뉴시스] 여성 성적 대상화 논란을 일으킨 '비키니 바리스타 카페'를 단속했던 미국 에버릿 시의회가 합의금 50만달러(약 6억6000만원)를 주고 지난 5일 소송에 합의했다. 위 사진은 2010년 2월 2일 워싱턴주 에버렛시 외곽의 비키니 바리스타 카페에서 바리스타가 고객에게 손을 흔들고 있는 장면. 2023.04.11.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경문 인턴 기자 = '비키니 바리스타' 영업 카페를 단속했던 미국의 시 당국이 업체와의 법적 공방 중 1심에서 패하자 약 7억원의 합의금을 내고 백기 투항했다.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포춘,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워싱턴주 시애틀 북쪽의 에버릿 시의회는 비키니 바리스타 논란을 일으킨 카페 '핫빌리핫티즈' 사업주와 직원에게 합의금 50만달러(약 6억6000만원)를 주고 소송을 매듭짓기로 했다.

시의회는 비키니 등 노출이 심한 의상을 입고 영업을 하는 카페에 민원이 빗발치고, 성매매 가능성이 제기됐다고 주장하며 2009년 단속에 나섰다. 시는 업체 관계자를 미성년자 성매매 및 착취 혐의 등을 적용 체포했지만, 매장 바리스타들은 꾸준히 비키니를 입고 영업을 지속했다.

시는 단속을 강화하기 위해 2017년 소유자와 운영자 모두가 상체를 덮는 옷을 입는 것을 의무화하는 복장 규정 조례를 도입했다.

이에 핫빌리핫티즈는 이 조례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수정헌법 제1조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지방법원은 지난해 10월 "반바지와 티셔츠를 입도록 요구하는 복장 규정 조례는 미국 헌법과 워싱턴주의 평등보호 조항을 모두 위반한다"고 판결했다.

시의회는 항소 여부를 고려하다, 상급법원에서 패소할 시 더 큰 배상금을 물어야 할 것으로 보고 합의를 결정했다.

핫빌리핫티즈 직원 에르난데스는 판결 직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부 국가에서는 종교적 신념 때문에 많은 옷을 입도록 강요한다"며 "하지만 여기는 미국이고, 미국은 자신이 입고 싶은 옷을 입을 수 있어 다르다. 난 내가 원하는 옷을 입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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