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X" 쇼호스트 정윤정 욕설방송, 방심위 의결 보류...왜?

기사등록 2023/04/10 17:50:45 최종수정 2023/04/10 22:32:33
[서울=뉴시스] 쇼호스트 정윤정. (사진=현대홈쇼핑 방송 화면 캡처) 2023.04.1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과거 타 방송 제재 사례를 고려하고 검토해 다시 논의하겠다."

쇼호스트 정윤정씨의 욕설을 내보낸 현대홈쇼핑의 제재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위원들이 고심에 빠지면서 안건 의결이 보류됐다.

방심위는 10일 전체회의를 열고 쇼호스트 정윤정씨 관련 현대홈쇼핑 안건에 대해 위원 9명이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의결 보류'를 결정했다.

 방심위 광고심의소위원회는 지난달 28일 회의를 열고 이 안건에 대해 "엄중한 사안으로 법정제재 조치가 불가피하다"며 '경고'와 '관계자 징계'를 의결했으나, 이날 전체회의에서 위원들은 정씨에 대해 영구 퇴출 결정을 내린 현대홈쇼핑의 사후조치와 방심위의 과거 비슷한 제재들을 다시 한 번 검토하기로 하면서 의결이 보류됐다.

지난 1월28일 정윤정씨는 화장품 판매 방송 도중 "뒤에 여행 방송은 일찍 못 받아요. 여행상품은요, 딱 정해진 시간만큼만 방송을 하거든요. 이씨, 왜 또 여행이야, XX 나 놀러 가려고 그랬는데"라며 짜증을 내고 욕설까지 했다. 제작진이 정정을 요구하자 정윤정은 "정정할게요. 방송 부적절 언어 뭐했죠? 까먹었어. 방송하다 보면 제가 가끔 부적절한 언어를 사용해서 죄송하지만 예능처럼 봐주세요. 홈쇼핑도 예능 시대가 오면 안 되나"라고 했다.

정민영 위원은 해당 방송분에 대해 "쇼호스트가 한 욕설은 시청자들을 정면으로 보고 한 것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는 것이어서 보는 사람들의 불쾌감이 컸던 것 같다"며 "이후 현대홈쇼핑 대처도 굉장히 부족했다. 이례적인 일이기도 하지만, 이런 사안에 대해서는 강한 제재가 필요하다"며 '관계자 징계' 및 '경고' 의견을 냈다.

반면 김우석 위원은 "방송에서 욕설이 있어서는 안되고 납득할 수 없었다. 당연히 강한 제재를 해야 한다는 점에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모든 규제는 형평과 균형이 필수인데, 지나치면 맹목적 화풀이가 되는 경우도 있다. 개인의 일탈에 대해 과한 처벌을 하는 것은 합당치 않다. 사안에 비춰 중징계는 어쩔수 없다고 치지만 형평에 맞게 납득할 수 있는 정도로 해야 한다"며 '경고' 의견만 냈다.

황성욱 위원은 2020년 5월4일 TBS 라디오 '아닌 밤중에 주진우입니다' 방송 도중 영화감독 황병국씨가 욕설한 것에 대해 '권고' 결정이 나온 것을 언급하고 '주의' 의견을 제시했다. 황 위원은 "생방송 중에서 현대홈쇼핑에서 교정하라는 제스처가 있었다"며 "개인의 일탈에 대해 방송사가 이런 중징계를 받아야 하는지 의문이다. 다른 위원들과는 좀 다른 기준을 제시해 '주의' 의견"이라고 말했다.

이광복 위원은 "솔직히 이 사안은 단순히 '관계자 징계', '경고'를 넘어 과징금을 내도록 해야 하는게 아닌가라고 생각한다"며 "방송사 측도 사안의 중대성을 깨닫고 해야 하는데 뭉그적거리다가 여론이 안좋게 돌아가고, 방심위에서도 강한 제재를 할 것 같은 예감이 드니 뒤늦게 그런 조치를 한 게 아닌가 싶다. 방송에서 그렇게 하면 안된다는 걸 다른 사람들도 알게 해야 한다. 저는 '과징금' 의견"이라고 밝혔다.

정연주 위원장은 "욕설도 문제지만 그 이후의 대처가 매우 미흡했다. 이 사안은 여러번 사과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다 놓쳤다"며 "현재 나온 의견은 '과징금' 1명, '관계자 징계 및 경고' 5명, '경고' 2명, '주의' 1명으로 다수 의견의 숫자는 나왔다. 그러나 과거 사례들을 좀 더 자세히 검토할 필요가 있고 지난번 토의과정에서 나온 자료도 또 있으니 일단 오늘 의결을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방심위는 폭탄주 제조법을 상세히 소개한 SBS 예능 '동상이몽2-너는 내운명'의 지난해 8월29일과 9월5일 방송분에 대해 법정제재인 '주의' 처분을 의결했다. 여성에 대한 편견을 조성했다는 민원이 제기된 SBS PLUS·ENA PLAY 예능 '나는 솔로'의 지난해 9월28일 방송분에 대해서도 '주의'를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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