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의원 "소방관의 사명으로 돌아가겠다"
돌연 불출마 선언, 지지자들 "멘붕"
갖가지 추측 난무
[의정부=뉴시스] 김도희 기자 = 경기 의정부시갑 선거구를 지역구로 둔 더불어민주당 오영환 의원이 제22대 총선을 1년 앞둔 시점에서 돌연 불출마를 선언하자 지역정가가 요동치고 있다.
최근까지 언론 등을 통해 강한 재선 의지를 드러낸 탓에 불출마 배경을 두고 갖가지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오 의원의 지지자들은 "멘붕 그 자체"라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오 의원은 10일 오전 국회와 의정부시청에서 잇따라 기자회견을 열어 내년 4월10일 제22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오 의원은 "정치인으로서 저의 부족함에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며 "21대 국회가 끝난 뒤에는 지금 이 순간에도 국민들이 위험에 처한 일선 현장으로, 저의 본연의 소방관의 사명으로 돌아가려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의정활동 속에서 많은 성과가 있었지만, 여전히 가득한 이 사회 재난사고로 국민의 인명피해와 소방관들의 순직사고가 이어지고 있다"며 "정치신인으로서 국민들께서 기대한 새로운 정치와 변화, 양극화된 정치사회와 서로를 악마화하기 바쁜 정치환경 속에서 정치에 대한 혐오만 더욱 깊어졌다. 한 명의 정치인으로서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오 의원은 전날 저녁 의정부시갑 운영위원회에 불출마 의사를 전달했고, 측근들의 만류에도 불출마 의지를 꺾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최근까지도 총선 출마의지를 내비쳤던 터라 지역정가에서는 오 의원 스스로가 밝힌 불출마 선언 이유 외에 또 다른 배경에 대한 추측도 난무하고 있다.
오 의원의 한 측근은 "당직자들이나 지지자들 모두 지금은 그 어떤 생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어리둥절할 뿐이다"며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불출마 선언으로, 다른 이유가 있을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짚었다.
한편 오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53.03%(5만4806표)라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당선됐고, 현역이자 청년 정치인으로서 민주당 의정부시갑에서는 차기 총선에서도 선두권 후보로 꼽혔다.
오 의원의 불출마 결단으로 의정부시갑 총선은 갑작스럽게 안갯속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민주당에서는 지난 총선에서 '아빠찬스'와 '세습' 논란으로 거센 비난을 받은 문석균 전 부위원장을 비롯해 최경자 전 경기도의원, 장수봉 전 의정부시의원 등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된다. 오 의원의 이번 불출마 선언이 이들 당내 후보뿐 아니라 국민의힘 경쟁 후보들에게 어떤 유불리한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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